푸드나무가 올해 안에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영문 푸드나무 대표이사는 2021년 안에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고 당분간 국내 판매와 다른 해외지역 수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증권업계와 유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푸드나무의 중국시장 진출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3조 규모의 닭가슴살 시장을 겨냥해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중국 당국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판매허가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나무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판매허가가 나오는 대로 제품의 오프라인 유통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는 마친 상태다.
푸드나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올해 안에 제품의 판매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판매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고 현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직원을 중국에 파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나무는 앞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에서 전통 소시지를 제조·판매하는 윙입푸드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윙입푸드는 중국에서 허마선생과 티몰, 알리바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푸드나무는 2020년 11월 닭가슴살 브랜드와 레시피 등 노하우를 윙입푸드에 넘겨 중국 현지공장에서 시제품을 생산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후 올해 상반기에 정국 당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중국 진출에 오래 공들여온 김 대표로서는 계획에 차질이 생겨 조바심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5년 전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해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19년 기준 중국의 냉동보관 가공가금육시장 규모를 2조1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같은해 국내 냉동 가공닭 제품의 시장 규모는 1954억 원이었다.
이처럼 시장규모는 크지만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는 약한 편이다.
푸드나무는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닭가슴살 가공식품이 아직 다양하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 진출은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푸드나무는 국내와 다른 해외 지역에서는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것으로 보인다.
푸드나무는 최근 필리핀과 호주에 진출했고 앞서 몽골과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북미 지역 등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푸드나무는 올해 1~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39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5% 증가했다. 특히 3분기에만 529억 원의 매출을 올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4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푸드나무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내수 시장에 맞춰 외형 성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TV와 버스, 옥외광고 등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며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시기이며 영업이익률 10% 이상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푸드나무는 올해 2월 배우 조인성씨를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 캠페인을 펼쳤다. 푸드나무에 따르면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성과를 거뒀다.
마케팅 캠페인은 푸드나무의 플랫폼 활성화도 이끌었는데 올해 10월 기준 플랫폼 회원수가 21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5%가 증가했다.
허선재 연구원은 “플랫폼 가입자 수는 매출 확대와 추후 신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고객 데이터 확보로 직결된다”며 “푸드나무가 단순 식품 판매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서 지금은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