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는 1963년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현대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임원생활 모두를 노무분야에서 보낸 기아의 대표적 노무전문가로 꼽힌다.
기아차 광주지원실장과 광주총무안전실장, 노무지원사업부장 등을 거쳐 2018년 3월 사내이사에 올랐고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가 2024년 3월까지인 만큼 사측 대표로서 다음 노조 집행부와 협상을 계속 이끌 가능성이 큰 셈이다.
현대차 노조에 강성 성향 집행부가 들어선 점 역시 최 대표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노조는 국내 최대 단일노조이자 기아와 같은 현대차그룹에 속해있는 만큼 기아 노조는 투쟁강도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현대차 노조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실리 성향이면 기아 노조 홀로 투쟁 목소리를 높이는 데 부담이 따를 수 있는데 현대차 노조에 강경 성향 집행부가 들어선 만큼 부담 보다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같은 성향의 집행부가 들어서면 임금협상 등 주요 현안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현재 집행부가 각각 실리와 강성 성향으로 여겨지지만 같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으로 정년연장 등 주요 현안을 놓고는 꾸준히 한목소리를 내왔다.
기아 노조는 최근 들어 현대차 노조보다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올해 단체교섭을 무파업으로 마쳤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파업이 없었지만 기아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무파업으로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에도 12월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회사 추산 약 5만 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 최준영 기아 대표이사 부사장(왼쪽)이 10월6일 경기 오토랜드광명에서 ‘안전·건강·환경 일터 조성'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식을 마친 이후 최종태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아>
기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등 판매 호조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 대표가 내년 안정적 노사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노사갈등이 생산차질과 판매축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직접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 대표가 노조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앞으로 기아의 전기차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아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노조의 다음 집행부 임기 2년 동안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전기차의 국내외 생산시설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노조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 대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단체교섭 기간 7월 담화문을 통해 “전기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도전적 환경변화 속에서 미래발전과 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진지한 논의를 통해 노사관계를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정적 노사관계를 이끄는 일은 최 대표 개인적 위상을 다지는 데도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최 대표는 현재 부사장 직급으로 송호성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기아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자산과 매출이 높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부사장 대표이사는 최 대표가 유일하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에 같은 성향의 집행부가 선출된다면 자동차산업의 큰 변화의 흐름에 공동 대응하는 데 수월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