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영한 Mnet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팬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김창수 F&F 사장이 프로그램 출연진 착용으로 관심을 받은 MLB 브랜드의 마케팅을 강화해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의 정체성을 키우고 있다.
스트리스패션은 힙합이나 보드와 같은 문화활동을 반영해 활동성을 추구하면서도 화려한 무늬 등 개성 넘치는 디자인 요소가 들어간 젊은층의 길거리패션 스타일을 말한다.
K-댄스 열풍을 일으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열기는 MZ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월20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 창원, 인천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열리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전국 투어 콘서트는 티켓은 판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으며 출연자들이 착용하고 나왔던 스트리트패션 의상과 소품들은 완판되는 사례를 내고 있다.
이런 인기가 계속되자 F&F는 11월 ‘Don’t Stop Moving’이라는 콘셉트의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열며 스트리트패션 유행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열기는 중국까지 번지고 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모방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유큐는 댄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대단한 댄서'(了不起的舞社)를 내놓으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런 현상은 MLB 브랜드로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F&F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김 사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패션시장에서 F&F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인 MLB의 성장이 목표 달성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지우링허우' 세대로 불리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중국의 산아제한정책과 고도성장시기를 거치며 한국의 MZ세대와 유사한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스트리트패션에 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패션업계에서는 K-콘텐츠 열기에 힘입어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인 MLB가 중국시장에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바라본다.
올해 3분기 F&F의 MLB 브랜드 중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 늘어난 1079억 원으로 집계됐다.
F&F는 중국시장에서 MLB 브랜드의 성장세를 뒷받침할 준비도 이미 마쳤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중국 내 MLB 점포를 350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3분기 말에 목표치보다 많은 380곳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F&F는 중국에서 MLB 매장 확대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말까지 500곳으로 늘리고 2022년에는 800곳, 2023년에는 12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김 사장은 2019년 1월 MLB의 중국 판매권리를 확보한 뒤 중국 현지법인 ‘F&F상하이’를 세우고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해왔다.
면세점, 백화점 등 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면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TV프로그램에 MLB 제품을 노출시키는 등 브랜드 고급화전략으로 현지시장 안착에 공을 들였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F&F의 올해 3분기 중국 매출은 2분기보다 2배 성장하며 예상을 상회했다”며 “면세 및 중국 소비환경에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F&F는 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전혀 영향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F&F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289억 원, 영업이익 95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659%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9.1%를 달성해 비수기에도 역대 최고 수익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F&F를 두고 "수익성 지표와 재무건전성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해도 우위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