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품질 고집이 미국시장에서 빛을 발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신차품질조사에서 5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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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조사기업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는 모두 233개 항목에서 초기품질 만족도를 조사하며 100대 당 불만건수를 점수로 나타낸다.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품질만족도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대차는 94점을 얻어 일반 브랜드 20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105점), 혼다(108점), BMW(108점), GM(116점)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비교해 높은 품질만족도를 보였다. 기아차도 108점을 얻어 품질만족도 평균(106점)을 웃돌았다.
고급 브랜드까지 포함한 전체 32개 브랜드 순위에서도 현대차는 4위에 올라 지난해보다 6단계 상승했다. 기아차도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 4단계 상승한 6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차급별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25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1위 차량을 배출했다. 차급별 신차품질조사에서 가장 많은 1위 차량을 배출한 GM과 1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그만큼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주력차종이 다양해졌음을 보여준다.
차급별 신차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기아차 모델은 제네시스(중형 고급차), 엑센트(소형차), 아반떼(준중형차), 스포티지R(스포츠유틸리티), K7(대형차) 등이다.
미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품질에 대한 열정이 성과를 냈다”며 “판매량을 늘리면서 품질도 놓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이번 조사 결과는 현대기아차가 품질 재도약을 위해 4년 전부터 시장환경 변화를 꾸준히 감지하며 품질향상 활동을 추진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력사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품질을 검증하는 소통과 협업 기반시설인 품질 클러스터(Q-Cluster)를 구축하고 있다”며 “품질경쟁력 확보 노력이 올해 최고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시장에서 강력한 품질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정 회장은 1999년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제이디파워에 품질 관련 컨설팅을 받도록 지시했다. 미국 현지에서 현대기아차 품질에 대한 불만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제이디파워의 충고에 따라 현대기아차 품질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정 회장이 경영 화두로 ‘품질경영’을 꺼내 든 것도 이때 쯤이다. 정 회장은 아직도 서울 양재동 사옥 품질상황실에 ‘제이디파워의 충고’를 액자로 걸어두고 품질경영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지난해부터 ‘품질 고급화’로 한층 강화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현대차 시무식에서 “그동안 품질은 고객 최우선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며 “앞으로도 최고 품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든 접점에서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인 초고장력 강판을 신차에 적극 적용하기 시작했다. 신형 제네시스, 쏘나타 등이 초고장력 강판 적용 모델이다. 특히 해외에서 제값받기와 고급차 출시 등 고급화 전략을 통해 품질인식 개선에도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