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GS리테일과 유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허 부회장은 GS리테일과 요기요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퀵커머스(즉시배송)사업을 주목하고 먼저 요기요 이용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을 두고 "상품 라인업, 배송속도,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면 시장 점유율 반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GS리테일이 퀵커머스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요기요의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배달앱시장에서 요기요의 점유율은 20%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시장 점유율로는 2위이지만 1위인 배달의민족과 격차가 큰데다 요기요가 인수·합병 절차를 거치는 동안 3위인 쿠팡이츠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근 요기요는 인수·합병작업에서 감소한 사용자들을 되찾고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 최근 구독서비스인 ‘요기패스'를 내놨다. 매달 이용료 9900원을 내면 배달 주문을 3만 원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요기요는 매달 별도의 제휴 할인서비스도 운영한다.
구독서비스는 결제가 매달 반복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효과(자물쇠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독서비스가 강화돼 요기요 이용자가 늘어나면 GS리테일은 GS25와 슈퍼마켓(GS더프레시)이 받는 퀵커머스 주문과 충성고객 비율이 높아지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요기요의 이용자를 GS리테일로 유입시키는 방안이다.
GS리테일은 앞서 6월 자체 배달전용 모바일앱인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요기요와 우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퀵커머스 주문을 받고 있다.
GS리테일이 퀵커머스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편의와 서비스 운영 효율 등을 고려하면서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SPC(특수목적회사)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위대한상상(옛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을 인수했다. GS리테일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 70%는 두 사모펀드가 각각 35%씩 들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인수 절차가 완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해 적절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요기요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가시화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을 두고 “홈쇼핑 효과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6% 감소했다”며 “슈퍼와 홈쇼핑사업부의 경쟁력 약화는 풀어야 할 숙제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254억 원, 영업이익 1025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9.8% 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실적이 늘었지만 사업부문별로 보면 평가가 달라진다. 영업이익의 경우 편의점부문은 6.7%, 슈퍼부문은 1.6% 감소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관점에서 편의점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GS리테일은 경쟁사 대비 열세에 있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GS리테일은 편의점업계 순위를 따지는 점포 수에서 지난해 말 기준 경쟁사 BGF리테일에 뒤처졌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점포 수는 2020년 말 기준 1만4923개로 GS리테일의 GS25(1만3918개)보다 235개 많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