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는 베조스 아마존 CEO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갈까?
쿠팡은 ‘로켓배송’ 등 물류에 대한 투자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제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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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쿠팡이 ‘투자개발실’을 새로 만들고 정상엽 전 캡스톤파트너스 투자팀장을 투자개발실장으로 영입했다고 31일 밝혔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고객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지닌 기업가를 유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며 “쿠팡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창업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기존 사업과 연계가 가능한 IT기술과 커머스(상거래), 디지털콘텐츠, 핀테크분야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쿠팡은 인수합병으로 제공서비스를 다양화하면서 우수한 IT개발자 등 인재를 확보하는 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인수합병 전략을 아마존과 페이스북, 카카오 등 국내외 유수 IT기업의 동향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쿠팡이 “소셜커머스보다 IT기업에 가깝다”며 롤 모델로 ‘아마존’을 꼽았다.
쿠팡이 지금까지 적자를 감수하면서 로켓배송에 투자를 늘려왔던 것도 아마존이 사업초기에 수익을 포기하고 점유율 확보를 위해 대규모투자를 지속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마존은 IT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며 물류와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갖춘 뒤 이를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업까지 진출하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마존은 취급품목을 책에서 생필품으로 확대하며 판매망을 넓혔다. 그 뒤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면서 신선식품 등 식료품 유통을 시작했다. 쿠팡의 현재 위치가 아마존의 성장단계에서 이쯤에 위치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아마존은 2012년 안팎으로 IT기술 기업을 다수 인수했다. 로봇회사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해 미국 전역에 있는 물류센터에 로봇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물류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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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아마존은 음성인식 앱 ‘에비’와 문자를 음성으로 바꾸는 기술을 지닌 ‘이보나소프트웨어’, 책추천 SNS사업자였던 ‘굿리드’ 등을 인수해 자체 플랫폼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아마존은 2014년 ‘트위치’와 ‘코믹솔로지’ 등 4개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하며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아마존의 수익구조도 안정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아마존은 초창기 전자상거래로 판매 수수료와 광고비에서만 수익을 내다가 클라우드와 핀테크, O2O 등 연계서비스를 시작하며 수익원을 늘렸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아마존의 주요 수익원이다.
그 뒤 직접 제조사업에 뛰어들어 상품을 팔아 판매마진을 남겼고 아마존 자체 생태계가 갖춰지면서 우량회원을 늘려 연회비와 월회비 수익도 내고 있다.
아마존에 이어 알리바바까지 콘텐츠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 역시 우량고객 수를 늘리고 자체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사업을 시작하고 2년 뒤 기업을 상장했고 전자상거래 사업의 선발주자로 투자자들의 지지와 지원이 뒷받침됐다”며 “쿠팡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에 필요한 금액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지 여전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