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동걸 회장은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우조선해양이 매각 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다른 대안을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결정했을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져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다양한 대안과 관련해 고민하는 부분을 공감한다”면서도 “매각의 가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거기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 가능성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수주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경쟁력이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현대중공업그룹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넘기겠다고 발표했으나 해외 기업결합 심사 지연 등으로 인수과정이 지연되면서 투자계약 기간이 벌써 4번이나 연장됐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 논란을 놓고는 적법한 절차였다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대우건설 매각에서 특정한 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했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가격 조정은 (인수금액으로) 제시한 가격이 보도되고 중흥건설에서 수정제안을 했다”며 “재입찰은 아니고 KDB인베스트먼트가 (입찰 대상자들에게) 기회를 동등하게 준 것이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매각의사 결정 과정에서 개입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회장은 “자본시장법상 매각 관련한 일련의 절차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산업은행이 개입하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회생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이 회장은 “쌍용차가 훌륭한 투자자를 만나 회생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며 “여러 걱정도 하면서 우선협상자가 결정되면 사업 투자자와 산업은행과 정부, 노조, 회사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것이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홀로서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바라봤지만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생존도 고려해 검토한다는 보고는 허위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다양한 대안을 이야기할 때 아시아나항공 독자생존을 단정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수조 원을 투입해서 개별 기업으로 남길 것이냐, 산업의 효율화를 고려하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9월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세계 항공사는 통폐합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우리는 조치를 하지 못해 점점 글로벌 경쟁에서 처지는 결과를 낳지 않나 해서 답답함에 공개적으로 읍소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산업은행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될 때 컨소시엄을 꾸려 하나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경쟁했으나 입찰에 실패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남욱과 정영학 등이 참여한 위례 개발사업의 관계자 염모씨가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들어와 ‘화끈하게’ 떨어졌다”며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떨어지고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산업은행은 거기에 장기판의 말처럼 놀아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를 두고 “산업은행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산업은행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공모지침서에 따라 충실하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답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