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의혹의 불똥이
최태원 회장과 오너일가로 번지는 일을 막을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SK그룹과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사업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이런 의혹 제기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며 거리를 두려 하고 있지만 갈수록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SK그룹과 화천대유 연루 의혹을 언급한)
송영길 대표의 발언은 화천대유 초기 투자자금의 성격과 자금흐름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이사장이 화천대유에 왜 400억 원을 투자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투자금이 오가는 과정에서 SK그룹 측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두고 최 이사장이나 SK그룹의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한 것이다.
여당 대표가 공식석상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의혹을 거론한 만큼 SK그룹을 향한 정치권의 공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SK그룹 의혹과 관련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얼마 남지 않아 경선이 끝난 뒤 당 차원에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사업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여러 차례 제기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허위사실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긋고 허위사실 유포에 형사고발 등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2차례에 걸쳐 최 회장을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한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을 이미 경찰에 고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에 관해서는 형사고발을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며 “수사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주체인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동생인 최기원 이사장의 자금대여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2015년 400억 원, 2017년 226억 원을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에 대여했는데 킨앤파트너스는 이 자금을 화천대유의 초기 투자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킨앤파트너스가 최 이사장에게 400억 원을 빌린 시점은 2015년 5월이다.
최 회장은 당시 업무상 횡령죄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수감중이었는데 광복절 특사로 사면을 받았다.
화천대유 의혹에 연루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력이 있기 때문에 SK그룹 측에서 사면을 위해 곽 의원에 로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고개를 들었다.
곽 의원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대리로 근무하다 퇴직하며 퇴직금 50억 원을 받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가 최 회장 사면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인하고도 이를 무마한 뒤 화천대유로부터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거론됐다.
다만 곽 의원이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내던 시기가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로 최 회장의 형이 확정되지도 않았던 때라 사면을 놓고 거래를 했다는 것은 시기상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2014년 2월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사면법상 특별사면을 받을 수 있는 자는 형이 확정된 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SK그룹 측의 대응 방향은 향후 정치권에서 최 회장의 화천대유 연루 의혹이 얼마나 힘을 받는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최인철·홍성수·김민정·이은주·최호근·이희수·한건수·박승찬·전진성 교수가 쓴 책 ‘헤이트’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책과 관련한 댓글에 ‘가짜뉴스와 혐오의 역사, 강추합니다’고 답글을 달았다.
최 회장이 그를 둘러싼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간접적으로 부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