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10-06 16: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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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급성장하는 골프웨어시장에서 해외상표권을 활용한 승부수를 띄울까?
골프웨어시장이 럭셔리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섬 역시 골프웨어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사장은 자체 브랜드 다각화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어떤 새로운 전략을 꺼낼지 주목된다.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섬이 내년 초 프랑스 명품브랜드 랑방의 라이선스권을 골프웨어로 확장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섬이 기존 랑방컬렉션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골프웨어까지 맡아 럭셔리 골프웨어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려 한다는 것이다.
랑방 브랜드가 국내에서 구찌나 버버리급의 명품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섬이 운영하는 랑방컬렉션 역시 컨템포러리(고가의 명품보다는 낮지만 일반 브랜드 보다는 가격대가 훨씬 높은 준명품) 브랜드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골프웨어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다면 골프웨어시장 공략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최근 국내 골프웨어시장은 빠른 성장세와 함께 고급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골프웨어시장 규모는 5조1250억 원으로 2019년보다 11%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패션기업들이 모두 힘겨운 시기를 보낸 가운데 크리스에프앤씨(매출 13% 증가), 코웰패션(매출 8.1% 증가) 등 골프웨어를 주력으로 한 기업들만 1년 전보다 매출이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패션기업들이 너도나도 골프웨어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골프웨어시장의 지형은 변하고 있다. 캐주얼함과 가성비를 장점으로 내세운 브랜드들이 힘을 잃고 독특한 디자인과 럭셔리함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골프웨어브랜드는 지난해 100개 수준이었으나 올해 150~200개에 이르게 되면서 중저가 브랜드들은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한섬도 올해 초 타미힐피거, SJYP 등 캐주얼브랜드로 골프웨어 라인을 시장에 선보였으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럭셔리브랜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신규 브랜드의 필요성이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한섬은 타임 등 기존 브랜드를 골프웨어로 확대하거나 해외 골프웨어를 직수입 또는 상표권을 확보해 골프웨어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사장은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는 데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7월 '타임 1993 클럽'이라는 럭셔리 레저 컬렉션을 출시하긴 했다. 타임 1993 클럽 상품들은 골프나 승마 등 럭셔리한 야외활동을 위한 의류와 액세서리로 구성됐으나 정식 골프웨어브랜드는 아니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이 공식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골프웨어브랜드는 타미힐피거와 SJYP의 골프웨어 라인뿐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섬이 골프웨어브랜드 출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자체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고 또 골프웨어 유행 이후까지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한섬은 수입의류 유통보다는 타임과 시스템 등 자체브랜드 중심으로 패션사업을 운영해온 기업이다. 한섬으로서는 골프웨어 유행이 저문 이후까지 생각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패션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아웃도어시장처럼 골프웨어시장의 성장도 단발성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한다. 아웃도어시장은 2014년 기준 7조 원대까지 성장했으나 2018년에는 2조 원대로 사그라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