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리니지W로 일본시장의 문을 거듭 두드린다.
일본은 게임시장 규모가 크고 리니지 지식재산(IP) 관련 게임도 꾸준하게 출시돼 왔던 곳이다. 리니지W가 글로벌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발판으로 적합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9월30일부터 10월3일까지 열리는 글로벌 종합 게임전시회 도쿄게임쇼(TGS)를 리니지W의 글로벌 마케팅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쿄게임쇼는 미국 E3, 독일 게임스컴과 함께 세계 3대 게임전시회로 꼽힌다. 2013년부터 7년 연속 방문객 25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쳐왔다.
엔씨소프트는 10월3일 오후 4시부터 스페셜 프로그램을 통해 도쿄게임쇼 방문객과 시청자들에게 리니지W를 소개하기로 했다.
리니지W가 PC와 모바일 플레이의 동시 지원, 다른 지역의 이용자도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글로벌 원빌드’ 등 해외를 겨냥한 특징을 갖췄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17년 만에 도쿄게임쇼에서 게임을 선보이게 됐다. 2002년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뒤 3년 연속 참가했다가 그 뒤로는 참여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크래프톤, 넥슨, 넷마블 등 경쟁사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해외매출 비중을 약점으로 안고 있다.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 게임들이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김 사장은 리니지W를 앞세워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앞서 8월 쇼케이스에서도 “리니지W를 통해 리니지의 핵심인 전투 커뮤니티를 세계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김 사장은 리니지W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끌어올리려면 일본시장 공략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도쿄게임쇼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리니지W는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에 동시 출시되는 게임이다”며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도쿄게임쇼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2021년 상반기 기준 45억8천만 달러(약 5조2853억 원)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7.3% 커졌다.
이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중국과 북미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일본은 해외의 대규모 모바일게임시장 가운데 리니지W의 흥행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리니지W가 외자판호(외국 게임의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북미에서는 리니지W 같은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의 인기가 낮은 편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2위를 각각 차지했던 전례가 있다.
일본은 리니지 지식재산의 인지도도 해외의 대규모 모바일게임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편이다.
PC온라인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가 현재도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넷마블에서 리니지 라이선스를 빌려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도 좋은 성적을 냈다.
엔씨소프트도 이전부터 일본 모바일게임시장에 기대를 나타내왔다. 2019년 리니지M을 내놨고 2021년 3월 리니지2M의 첫 해외 출시 지역으로 대만과 일본을 함께 골랐다.
리니지 지식재산 게임이 대만에서는 PC온라인게임 리니지 시절부터 성과를 거둬왔던 점을 고려하면 일본을 그만큼 중요한 해외 시장으로 판단한 셈이다.
김 사장도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환경의 변화에 맞춰 게임을 바꾼 사례로 “최근 일본에서 리니지2M을 지역에 맞게 개편해 출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니지2M은 일본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 출시 3주 뒤인 일본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위권 안에 들어갔고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50위권에 진입했다.
이에 힘입어 엔씨소프트 일본 법인인 엔씨재팬이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83억 원을 올리면서 2020년 전체 영업이익 48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2M이 일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며 “리니지W와 관련해서도 도쿄게임쇼 참여 이후 현지 마케팅 확대 등을 통해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