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SPC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쉐이크쉑과 에그슬럿 등 외식브랜드 매장을 늘리면서 본격적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쉐이크쉑은 미국의 3대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데 SPC그룹은 2015년 말 쉐이크쉑 본사인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 인터내셔널과 한국 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SPC그룹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이 2018년 쉐이크쉑 본사로부터 싱가포르 사업운영권을 확보했고 2020년에는 SPC삼립이 에그슬럿 본사와 국내 독점 운영 및 싱가포르 사업운영권 계약을 맺었다.
SPC그룹은 8월30일 세계에서 가장 큰 식물원이자 싱가포르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꼽히는 가든스바이더베이에 쉐이크쉑의 일곱 번째 매장을 열었다.
2019년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에 쉐이크쉑 1호점의 문을 연 뒤 2년 4개월만에 7호점을 낸 것이다.
SPC그룹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020년에도 싱가포르에 4개 매장을 추가하는 등 외형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쉐이크쉑 싱가포르법인(SHAKE SHACK SINGAPORE JEWEL PTE. LTD.)은 진출한 첫해인 2019년 매출이 111억 원에서 2020년 191억 원으로 72% 증가했다.
SPC그룹이 지난해 7월 국내에 들여 온 고급 샌드위치 전문점 에그슬럿도 싱가포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달 9일에 에그슬럿 1호점이 싱가포르 최대 번화가인 오차드 스코츠스퀘어에 정식으로 문을 연다.
SPC그룹은 2025년까지 싱가포르에서 에그슬럿 3호점 개점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싱가포르가 ‘글로벌 성장축’ 역할을 할 것으로 바라본다.
허 회장은 2018년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수출과 현지진출을 병행해 2030년까지 글로벌사업의 비중을 50%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0조 원 달성하고 세계에 2만 개 매장을 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SPC그룹은 싱가포르에서 쉐이크쉑과 에그슬럿 매장을 지속해서 늘려 2024년까지 쉐이크쉑은 10개 매장, 에그슬럿은 3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매장 확대전략은 파리크라상과 커피앳웍스의 현지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PC그룹은 2019년 파리크라상과 커피앳웍스 등 그룹의 다른 브랜드를 싱가포르에 진출시켜 현지 상권과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다.
SPC그룹이 싱가포르에서 매장 확대에 힘을 주는 이유는 동남아시아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수입식품 규모가 13조 원에 이르러 여러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도 많이 자리잡고 있다.
또 2019년 기준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만5233달러로 시장의 구매력도 높다.
SPC그룹은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중국과 미국에서 안착시킨 경험도 있다. 주요 관광지나 상권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고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해 인기 브랜드로 육성시키면서 가맹점 수를 크게 늘렸다.
SPC그룹은 이러한 운영 노하우와 전략을 싱가포르에서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PC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동남아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차지해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유리한 여건을 가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