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언제 한옥호텔사업 재추진을 검토할까?
정부의 방역체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글로벌 여행이 재개될 수 있는 2022년경에 한옥호텔사업 재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호텔신라의 재무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한옥호텔 건설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30일 호텔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호텔신라가 한옥호텔 건설 재개를 무기한 연기한 것을 두고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옥호텔 공사는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있는 호텔신라 영빈관과 면세점 부지에 호텔과 면세점을 포함해 장충단 근린공원, 지하주차장을 짓는 사업을 말한다.
한옥호텔은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부대시설을 짓는 데 약 2318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재무상황이 불안해지면서 2020년 10월 말을 기점으로 한옥호텔 건립을 일시 중단했고 최근 공사 개개시점을 무기한 연장했다. 한옥호텔 공사기한도 2024년 5월에서 미정으로 변경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사업은 외국인 유치가 중요한데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한옥호텔 건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코로나19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에 사태가 호전되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64억 원을 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면세점의 공항 임차료 절감 등과 같은 비용 지출을 효율화한 영향이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됐기 때문은 아니다.
게다가 재무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2021년 6월 기준 부채총계는 2조1258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379.5%에 이른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16년 208.5%, 2017년 236.7%, 2018년 201.1%, 2019년 283.6%, 2020년 364%로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호텔신라가 올해 2분기 실적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동안 쌓아둔 현금을 사용했던 만큼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면세점과 호텔사업이 회복될 때까지는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며 더 이상의 재무구조 악화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텔신라는 최근 고급 선물세트나 굿즈를 출시하는 등 비대면 수요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비대면시대에 디지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1인가구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새로운 생활방식 등장을 맞는 대비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22년 호텔신라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면 한옥호텔 건설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령층의 90%, 성인의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에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이나 싱가포르처럼 확진자 감소보다 중증환자와 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영국은 7월19일부터 모든 모임과 영업시설 제한 및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이 국내에서도 시행되면 호텔신라는 호텔과 면세사업 모두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에서 발표한 ‘위드 코로나’시대가 오면 화장품 소비 회복과 여행 재개가 2022년 하반기에 예상대로 진행될 수 있다”며 “이런 전망에 동의한다면 호텔신라의 현재 주가 하락을 저점 매수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 안전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협약을 맺고 양국 사이에는 격리 조치없이 여행을 허용하는 ‘트레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30일 사이판과 첫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으며 현재 호주와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국면에서 고정비를 크게 절감했고 여행수요 회복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들을 해나가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향후 여행 수요 정상화에 따른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