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취업제한 기간 계열사 미등기임원으로 일하며 수십억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취업제한 대상이 아닌 계열사에서 일한 만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이 정한 취업제한 규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취업제한 기간이던 2019년부터 2020년 말까지 1년6개월가량 한화그룹 비상장 계열사 한화테크윈에서 일하며 50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에서 일하며 보수를 받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보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실 3천억 원대를 입혀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한화와 한화건설, 한화케미칼(현재 한화솔루션) 등 당시 맡고 있던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모두 물러났다.
2019년 2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지만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 동안 금융회사나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의 취업을 제한하는 특경가법에 따라 주요 계열사에서 일하지 못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한화테크윈에서 일한 것이 적법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은 특경가법에 따른 취업제한 대상 회사가 아니다”며 “한화테크윈이 글로벌사업을 많이 하는 상황에서 미국 쪽 사업에 도움이 필요해 일하고 이와 관련한 보수를 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CC(폐쇄회로)TV를 주력으로 하는 한화그룹 계열사로 삼성테크윈을 모태로 한다.
삼성테크윈은 김 회장의 형이 확정된 뒤인 2015년 빅딜을 통해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편입됐으며 이후 항공엔진사업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상보안사업을 하는 한화테크윈 등으로 분할됐다.
김 회장은 올해 2월 취업제한 규제가 끝나 3월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 미등기임원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