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모두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등판한 데다 정치신인으로서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지지율을 놓고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영향을 받아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일 내놓은 7월 5주차 다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은 직전 조사보다 5.4%포인트 오른 32.3%로 집계됐다. 반면 최 전 원장은 2.3%포인트 내린 5.8%에 그쳤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반영된 것올 보인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7월30일~31일 이틀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1013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 전 원장은 그동안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주목을 끌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며 X파일이나 각종 구설수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터라 윤 전 총장의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때문에 최 전 원장은 그동안 윤 전 총장과 차별화 전략을 보였다.
윤 전 총장보다 한발 먼저 국민의힘에 들어가 정통 보수층 공략에 화력을 집중했다. 7월15일 입당 뒤 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안보에 초점을 맞춘 '보수 행보'를 이어갔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일 첫 민생행보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을 만나 정부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피해자들에게 균형 있는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피해를 겪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돈을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준다는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치적 매표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2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을 외부에 공개하며 최윤희 전 합창의장 등 예비역 군 장성 4명을 초대해 첫 간담회를 열었다.
최 전 원장은 간담회에서 “국가안보의 과제는 국가와 국민을 지켜낼 수 있는 실력과 의지를 지닌 강한 군대를 만드는 데 있다”며 “청해부대원 90%가 코로나에 감염돼도 청와대는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더는 정통 보수층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지도부와 상견례를 한 뒤 국민의힘 의원 103명 사무실을 모두 찾아 다니며 인사를 했다. 전날 아침에는 국민의힘 초선모임에서 강연을 하며 당내 지지기반 형성에 발빠른 행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 전 원장에게 중도층 확장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언덕이 될 수 있다.
최 전 원장이 중도층을 껴안는 국정철학과 미래비전을 보여준다면 윤 전 총장에게 대항할 수 있는 지지를 얻을 여지가 있다.
최 전 원장은 정치적 매력을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러려면 '반문재인 플러스 알파'를 보여줘야 한다. '반문재인'은 윤 전 총장이 더 세다.
최 전 원장은 4일 오후 온라인으로 대선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힌다. 약 10분 길이의 출마 선언문에는 최 전 원장이 정치참여를 결정한 이유인 국민 통합의 필요성과 청년·소외계층을 향한 메시지가 주로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