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에 실손의료비보장보험(실손보험) 판매중단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형생명보험사마저 실손보험 가입요건을 까다롭게 운영해 사실상 판매를 기피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화로 실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최근 2년 내에 병원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가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소비자가 수술이나 입원, 만성질환이 아니라 독감이나 소화불량, 가벼운 외상으로 외래진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설명해도 가입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2위권인 한화생명도 2년 내 병원 진료이력이 있는 경우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실손보험의 심각한 적자 탓에 최근 가입 조건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가입조건을 두고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사실상 실손보험 신규계약을 꺼리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7개 생명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했다. 올해 3월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판매를 중단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외에 다른 보험사도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5∼6월에 가입 문턱을 대폭 높였다.
삼성화재는 최근 2년간 진단, 수술, 입원, 장해, 실손 등 명목으로 받은 보험금이 모든 보험사를 합쳐 50만 원을 초과한다면 7월부터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했다. 기존(2년 동안 보험금 수령액 100만 원 이하)보다 기준 금액이 축소된 것이다.
삼성생명도 2년간 모든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 수령액이 100만 원을 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조건을 최근 심사 기준에 추가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7월1일부터 도입됐다.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를 낮춰주고 자주 이용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받는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