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화솔루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와 광학렌즈 원료로 사용되는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 등 특수소재사업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특수소재를 새로운 먹거리로 찾아야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고부가가치 소재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런 이 대표의 의지에 따라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의 연 생산능력을 기존 1만5천 톤에서 올해 6만5천 톤까지 늘렸다.
가소제는 벽지나 바닥재 등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 가공성을 높이는 첨가제를 말한다. 기존에는 환경호르몬 논란을 빚은 프탈레이트 계열 제품이 주로 사용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재는 내분비계 교란으로 아토피와 천식 등 질환의 원인이 돼 인체에 유해하지만 에코데치는 수소 첨가기술로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에코데치는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라 집을 꾸미려는 수요가 늘면서 벽지와 바닥재, 아동용 매트, 완구 등의 영역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친환경소재뿐만 아니라 정밀화학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재를 강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케미칼부문을 지휘하는데 한화솔루션이 최근 태양광사업을 안정적 궤도에 올렸고 수소사업으로도 발을 뻣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부문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정밀화학 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밀화학은 정유와 석유화학 등 기초화학과 달리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부가가치가 높고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소량생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 4분기부터 정밀화학 사업에 진출해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원료인 수첨수지와 고급 광학렌즈에 사용되는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는 일본 미쓰이케미칼이 독점 생산하던 고부가가치 소재로 한화솔루션이 세계에서 2번째로 생산하게 된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2년 대량생산을 목표로 현재 고객회사들과 수율 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이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가소제나 정밀화학제품은 현재 매출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친환경 가소제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는 흐름을 고려했고 정밀화학제품에서는 업황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환경제품을 향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의 생산 판매를 확대할 것이다”며 “그밖에 다른 특수소재들도 자체기술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가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상업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