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방예측변속시스템은 기아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첨단시스템이다.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레이더, 카메라 신호 등을 활용해 전방의 가속이나 감속상황을 예측해 기어를 최적으로 변속할 수 있도록 한다.
송 사장으로서는 플래그십모델의 상품성을 더욱 강화해 K시리즈 세단의 완전한 위상 회복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K시리즈 모델을 모두 재정비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출시한 K5를 제외하고 모두 판매가 부진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K시리즈 디자인을 다시 단장했다.
K7은 K8로 완전변경모델을 내놓았고 K3와 K9는 올해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통해 K5에서 성공했던 디자인적 요소를 보강했다.
올해 K5와 K8을 통해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K3도 페이스리프트 출시 뒤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하지만 플래그십모델 K9가 세단 브랜드에서 지니는 상징성이 큰 만큼 더 뉴 K9 판매에서도 성과를 내야 K시리즈 위상 회복에 '화룡정점'이 될 수 있다.
송 사장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더 뉴 K9의 출고가격대를 낮춰 플래그십 대형세단의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더 뉴 K9은 3.8가솔린모델과 3.3가솔린터보모델 2종만 내놨다. 출고가격이 개별소비세 3.5%를 기준으로 5694만~7608만 원으로 결정됐다.
더 뉴 K9 직전 모델은 5.0가솔린 사륜구동(AWD)까지 3종으로 출시돼 출고가격이 5732만~9203만 원이었다. 수요가 적은 5.0가솔린 사륜구동모델을 빼며 최고가를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출고가를 1500만 원 이상 낮춘 셈이다.
K9과 동급 모델인 제네시스 G90의 출고가는 개별소비세 3.5%를 기준으로 7903만~1억977만 원이다. K9은 한 급 낮은 준대형 모델인 제네시스 G80과 거의 동일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성능은 높이고 체감 가격은 낮추는 방식으로 K9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9은 이전까지 제네시스 판매량에 밀리고 바로 아래 등급 K8에도 치이며 대형세단으로서 정체성을 잃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송 사장으로서는 이번 더 뉴 K9의 판매 성과가 기아 전체 세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
기아는 기존 K7에서 K8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차체를 키우고 고급이미지를 강화한 준대형세단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K9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탓에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 초 기아가 이번 부분개선모델을 마지막으로 K9을 단종할 수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K9은 올해 들어 5월까지 모두 2234대 판매돼 1년 전보다 32.1%나 감소했다.
기아가 K9의 경쟁상대로 지목한 메르세데스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등에도 판매량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K9은 2020년 한 해 동안 7831대 팔렸다. 같은 해 수입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3만3645대, BMW의 5시리즈는 2만643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K9은 올해 부분개선모델 출시를 앞두고도 판매량이 감소한 만큼 기아가 브랜드 위상을 위해 플래그십 세단모델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기아가 K시리즈처럼 모델명 EV에 붙이는 숫자로 전기차 내 위상을 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한 만큼 아예 전기차로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모델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K9은 5월 504대 판매돼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6.13% 뒷걸음질쳤다. 일반적으로 신형차량이 출시되는 직전 달에 자동차회사들은 재고물량을 밀어내기 위해 할인폭을 키워 판매량을 늘린다. 하지만 K9은 대규모 할인이 했음에도 판매량이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대형세단을 전기차로 전환할지 여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앞서 모하비가 단종 위기에서 부분개선으로 ‘기사회생’한 적도 있는 만큼 이번에 더 뉴 K9의 판매성과가 단종설을 해프닝에 머무르게 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