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건설사 사망사고 1위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현장안전을 강조해왔지만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특단의 안전대책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태영건설과 함께 올해 들어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건설사다.
삼성물산 건설현장에서는 올해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2월18일 강원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건설현장, 3월1일 경기도 성남 네이버신사옥 건설현장, 3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현장에서 각각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삼성물산은 2018~2020년 3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1건(1명)만 발생할 정도로 현장 안전관리에 모범적 성과를 냈는데 올해 들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오 사장은 취임 첫해 사망사고가 늘어 안전대책 강화를 놓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 사장은 1분기에만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위험도 높은 토목현장을 줄여서라도 사망사고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이 올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수주전에서 갑작스럽게 발을 뺀 것도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은 터널공사를 주로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시선도 나왔다.
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임직원이 일과 행동의 최우선에 안전을 두고 재해없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만큼 현장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최근 건설사 안전사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 사장은 실적이나 수주 확대보다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16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건설사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는 지시를 내린 이후 정부는 건설사 사망사고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증강현실(AR)을 활용한 현장안전 교육, 노동자 작업중지권 등을 건설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적용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이보다 더 강력한 안전대책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태영건설이 이미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을 받았다는 점을 살피면 삼성물산도 3일 사망사고의 조사결과에 따라 특별감독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3일 발생한 사망사고를 놓고 “사고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특별감독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앞으로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느냐에 삼성그룹 경영자로서 경력이 달려있을 수도 있다.
삼성그룹은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을 가장 중요한 경영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은 수익성이 뛰어남에도 각종 잡음이 일어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을 2015~2020년 초반까지 약 5년 동안 수주하지 않기도 했다.
준법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사망사고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오 사장은 경영자로서 입지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