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발행하려 했던 ESG채권의 발행이 늦춰지게 됐다. 대림산업이 아닌 DL이앤씨로 처음 채권을 발행하면서 준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번 ESG채권 발행과 관련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가장 높은 등급을 받고 DL이앤씨의 신용등급 역시 높아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이번 ESG채권과 관련해 공격적으로 관련 자금 활용계획을 내놓으면서 수요예측 흥행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500억원 규모에 최대 1500억 원까지 증액이 가능한 ESG채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1700억 원의 활용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계획에 1700억 원을 써 놓은 것은 이 가운데 발행에 성공한 규모까지 계획안의 활용처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활용처 가운데 우선순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창민 대표로서는 증액 발행이 성공하면 활용계획에 나와있는 사업들을 위해 200억 원 정도만 자체적으로 조달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추가로 자금조달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마 대표에게는 이번 발행이 신설법인 DL이앤씨의 초대 대표이사로서 내놓는 첫 ESG채권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번 ESG채권 발행은 금융감독원이 공모채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추가 정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일정이 미뤄지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DL이앤씨는 "기존에 대림산업으로 계속 채권을 발행해오다가 신규법인인 DL이앤씨로 첫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큰 문제는 아닌 만큼 발행일정이 크게 미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요 예측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정연기와 상관없이 DL이앤씨의 ESG채권 발행은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회사채시장이 워낙 활발하다"며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증액발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바라봤다.
DL이앤씨는 ESG채권 관리체계 검증을 한국기업평가에 맡겼는데 인증등급에서 최고수준인 'ST1'을 받았다.
DL이앤씨는 4월28일 글로벌 CDP 한국위원회가 주관하고 환경부, 국회기후변화포럼, 국회 ESG포럼이 후원하는 CDP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건설업 부분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외부평가도 좋다.
ESG등급 뿐 아니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A-에 안정적 등급전망을 받는 등 재무 구조가 탄탄하다고 평가된다.
그동안 다른 건설사의 ESG채권이 대부분 증액발행에 성공한 점도
마창민 대표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한화건설은 4월26일 800억 원 모집에 5440억 원 몰리며 1600억 원으로 발행규모를 확대했다.
포스코건설은 3월 1100억 원 규모 ESG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6300억이 몰리면서 발행규모를 1600억 원으로 늘렸고 SK건설이 2월 진행한 1500억 규모의 ESG 채권 수요예측에서는 1조2100억 원이 몰리기도 했다.
마 대표는 이번에 발행하는 ESG채권과 관련해 신월여의지하차도 사업에 200억 원, 친환경건축물 건설에 300억 원, 중국 수처리 산업 투자에 200억 원, 중소협력사 대상 금융지원에 1천억 원 등 모두 1700억 원의 활용계획을 내놨다.
신월여의지하차도사업은 지하도로 개통으로 교통정체를 해소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터널 공기정화처리를 통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27~68%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차도 위의 상부공간에 공원 등 친환경공간도 조성된다.
300억 원은 녹색건축인증(G-SEED)을 획득한 1786억 원 규모의 남양 뉴타운, 1606억 원 규모의 e편한세상 비전센터포레 현장에 쓰인다.
중국 수처리산업 투자는 2003년부터 중국 13개 도시에서 상수도 공급 및 하폐수 처리업을 하고있는 회사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취득하는 데 활용된다.
이와함께 DL이앤씨는 중소협력사 대상 상생펀드와 상생대출에 모두 1천억 원을 활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