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캐롯손해보험과 동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실적 개선세로 자신감을 얻어 캐롯손해보험에 자본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1일 한화손해보험에 따르면 강 대표는 캐롯손해보험 매각이 무산된 후 추가 투자를 통해 캐롯손해보험과 중장기 성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하지만 강 대표가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매각보다 현재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캐롯손해보험의 지속성장을 모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많아진다.
한화손해보험의 상품개발과 위험관리 등 전통적 보험업 노하우 위에 캐롯손해보험의 디지털역량이 결합하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이전에도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에 자동차보험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몰아주는 등 사업 효율화를 이뤘다. 강 대표는 캐롯손해보험을 한화손해보험 아래 두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해보험은 18일 캐롯손해보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464억4천만 원을 추가로 출자한다. 캐롯손해보험에 출자규모가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번 출자는 캐롯손해보험의 자본확충 우려를 덜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기존 1천억 원 수준의 자본금으로는 사업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퍼마일자동차보험 등 주력상품이 시장에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자본확충이 절실하다.
하지만 캐롯손해보험을 거느린 한화손해보험은 실적 악화로 2020년 초 금융감독원의 경영관리대상에 편입되는 등 추가 출자여력이 부족했다.
강 대표가 2020년 한화손해보험 경영을 맡아 한화자산운용에 캐롯손해보험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한화자산운용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의 대주주 적격성문제에 걸려 실패했다. 한화생명이 대주주 거래위반으로 금융당국에서 기관경고 제재를 받으면서 신사업 진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캐롯손해보험 매각이 무산됐으나 한화손해보험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재무 전문가인 강 대표의 손에서 한화손해보험 실적이 반등하면서 캐롯손해보험 자본 확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강 대표는 희망퇴직 실시 등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한화손해보험 실적을 개선했다.
한화손해보험은 2020년 순이익 483억 원을 내 흑자로 전환했고 2021년 1분기에는 순이익이 626억으로 급증했다. 내실을 다진 만큼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강 대표가 캐롯손해보험 추가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일 “한화손해보험은 경영관리대상 지정의 원인이었던 적자에서 벗어났고 향후 이익 증가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캐롯손해보험 유상증자에 새로운 투자자인 티맵모빌리티가 참여한 부분도 주목받는다. 투자자가 많아지면 한화손해보험의 지분은 줄지만 그만큼 신규자금 투입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손해보험의 캐롯손해보험 보통주 지분은 기존 55.10%에서 52.35%로 소폭 감소한다.
한화손해보험은 2019년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할 때 지분 75.1%를 들고 있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캐롯손해보험에 추가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분이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