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올레드패널 증설 카드를 꺼낼까?
글로벌 TV시장에서 올레드TV 출하량이 지속 증가하면서 TV용 올레드패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흑자기조를 굳히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의 증설 추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장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2분기, 필요하다면 3분기까지 충분히 검토한 뒤에 광저우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계획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TV용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광저우 공장에서 올레드패널을 월 6만 장 생산한다. 여기에 생산설비를 추가해 생산능력을 9만 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의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TV용 올레드패널의 전방산업인 올레드TV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올레드TV 출하량이 지난해 365만 대 수준에서 올해는 60% 이상 증가한 58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는 670만 대, 2024년에는 9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옴디아에 따르면 이미 1분기 올레드TV 출하량이 119만2천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이상 늘었다.
1분기는 전통적으로 TV 비수기라는 점에서 올해 올레드TV 판매량이 옴디아의 예상보다 더 많을 수도 있어 보인다. 그만큼 LG디스플레이도 TV용 올레드패널사업을 향한 기대치가 높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4월 진행한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TV용 올레드패널의 판매량 목표치를 800만 대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450만 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 증설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정 사장이 증설 결정을 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애초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TV용 올레드패널을 월 9만 장 생산할 정도의 크기이지만 현재 월 6만 장 규모의 생산설비만 갖추고 있다. 추가 증축공사 없이 월 3만 장 규모의 생산설비만 추가하면 된다.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증설을 결정하면 규모의 경제효과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월 3만 장 규모의 증설을 추진한다면 비용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광저우 공장 증설을 통해 물량 증가분 이상의 수익성 개선효과도 함께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사장에게 LG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은 중요한 과제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액정디스플레이)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하자 올레드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익에 큰 타격을 입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929억 원을 내 2017년보다 96.2%나 급감했다. 2019년에는 영업손실 1조3594억 원 봐 적자전환했다.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올레드 공장. < LG디스플레이 > |
정 사장은 2019년 9월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오르면서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2020년 대표이사로서 실질적 첫 임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올레드사업에 집중하며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을 위해 힘썼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영업손실 규모가 291억 원까지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5230억 원을 냈다. TV용 올레드패널이 이런 성과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정 사장은 광저우 공장의 수율 안정화와 코로나19 영향 최소화에 힘썼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3분기부터 광저우 공장의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양산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 전체 사업에서 TV용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31%까지 확대됐다. 현재 TV용 패널은 LG디스플레이에서 단일제품 기준으로 사업비중이 가장 크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LG디스플레이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올레드의 대세화’를 꼽았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올레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추가 증설과 관련한 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