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해온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 기여도가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윤 회장은 10여년 전 최고재무책임자 시절부터 비은행 강화가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요건임을 강조해왔다.
23일 KB금융지주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전체의 48.6%로 신한금융지주(48.1%)를 비롯한 모든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은행부문 성장에 힘입어 KB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1조2701억 원을 내며 2020년 차지했던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별한 일회성요인이 없는데도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회장에 오른 뒤 KB손해보험과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보험과 증권부문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키우는데 노력해왔는데 그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1분기 이 세 회사의 순이익 총합은 4020억 원으로 전체의 30%를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KB증권이 2211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고 이어 푸르덴셜생명 1121억 원, KB손해보험 688억 원 순서다.
KB증권의 연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2018년 1790억 원, 2019년 2580억 원, 2020년 4260억 원으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증시활황으로 수수료이익이 크게 확대돼 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이런 기조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푸르뎐셜생명은 2020년 9월 KB금융 계열사로 편입됐는데 강점인 초고액자산가 영업망을 활용해 KB금융그룹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RBC) 380.7%이라는 높은 수치를 바탕으로 보장성보험과 연금보험을 늘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직전 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를 살펴보험 KB손해보험은 1분기 243억7400만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보험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 비은행 계열사의 견고한 실적 증가에 힘입어 KB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1조2701억 원을 내며 2020년 차지했던 리딩금융 자리를 또 다시 이어갔다.
특별한 일회성요인 없이 은행과 비은행이 고른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는 'KB금융그룹의 분기 순이익 체력이 1조1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바라보고 있다.
윤 회장은 7년 전 그룹 회장에 처음 취임하기 이전부터 비은행 강화를 강조해왔으며 회장 취임 직후 인수한 LIG손해보험(현재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증권(현재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해왔다.
윤 회장은 2010년 7월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에 내정된 직후부터 언론과 인터뷰에서 "비은행계열사를 육성해 기형적 KB금융의 구조를 바꾸고 해외영업과 외환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해왔다.
그는 2014년 11월 회장 취임 직후에는 "KB금융은 비은행계열이 약한데 노령화나 저출산 문제를 생각하면 보험부분이 중요하다"며 LIG손해보험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2016년 이사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진행한 현대증권 우선협상자 입찰 당시에는 지분 인수가로 1조2500억 원을 써내는 결단도 보였다.
당시 예상 낙찰가였던 6천억 원~8천억 원의 2배에 이르는 규모를 베팅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KB증권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실적 기여분을 늘려가며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 당시에는 KB손해보험 노조가 '윤 회장 개인의 연임을 위한 성과 부풀리기'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 비은행계열사 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윤 회장의 당시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