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CJ온스타일 안팎에 따르면 11일 공식 론칭한 쇼핑 플랫폼 CJ온스타일이 론칭 3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쇼핑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초기 반응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CJ온스타일이 론칭을 기념해 제품 할인, 포인트 지급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고객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 대표는 TV홈쇼핑에서 영향력을 모바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를 위해 CJ오쇼핑이란 브랜드를 CJ온스타일로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경쟁사들도 최근 모바일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브랜드까지 전면적으로 교체한 곳은 CJ온스타일이 유일하다.
허 대표는 4월28일 CJ온스타일 개국 배경과 관련해 “TV는 이미 성숙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잘 하는 역향을 어디까지 뿜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재건축 수준으로 사업의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서 라이브 위주의 쇼핑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정했고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CJ온스타일이 보유한 방송 노하우를 활용해 모바일쇼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모바일쇼핑에서 라이브방송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네이버와 쿠팡 등 이머커스사업자들도 라이브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3조 원 규모의 라이브커머스시장이 2023년 8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1분기까지 누적 시청뷰가 1억7천만 회, 누적 구매자가 약 170만 명에 이르며 국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에서 가장 앞서 있다.
하지만 TV홈쇼핑에서 오랫동안 방송 노하우를 쌓아온 CJ온스타일이 모바일 라이브방송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 경쟁 양상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쇼핑 전문 인플루언서인 ‘쇼호스트’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쇼호스트가 판매한 상품들이 가장 잘 팔릴 만큼 누가 판매하느냐는 상품의 신뢰성과 판매량에 직결된다.
특히 채팅을 통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 라이브방송에서는 쇼호스트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CJ온스타일은 콘텐츠 제작능력도 이미 수년 동안 TV홈쇼핑을 통해 증명해왔다. CJ온스타일은 TV홈쇼핑에서 인기가 있던 프로그램별로 모바일 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기존 TV홈쇼핑 고객을 모바일로 끌어오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허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도 누가 판매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다른데 CJ온스타일은 전문 쇼호스트가 있고 방송에 관한 인프라를 다 갖췄기 때문에 다른 라이브커머스보다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의 모바일사업 강화는 성장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홈쇼핑기업들은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송출수수료를 내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송출수수료가 최근 5년 동안 평균 39.1% 증가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홈쇼핑기업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모바일 라이브방송은 각 회사의 자체 플랫폼에서 방송할 수 있어 수수료 부담이 없다. 또 TV홈쇼핑과 달리 짧은 방송을 여러 차례 진행할 수 있고 동시에 수많은 방송을 내보낼 수 있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허 대표는 유통산업의 변화를 잘 읽어내는 경영자로 꼽힌다.
허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출신으로 동화면세점을 거쳐 2008년 CJ올리브영 대표로 합류했는데 당시 편의점처럼 운영되던 CJ올리브영의 상품 라인업을 기능성 화장품으로 집중하는 등 한국형 헬스앤뷰티(H&B) 매장의 사업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CJ올리브영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허 대표는 TV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최근 홈쇼핑사업의 변화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사업자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TV라는 채널을 넘어서야 한다”며 “모바일 라이브방송은 이제 열리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홈쇼핑사업자에게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