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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
국내 수입차시장이 세단 중심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수입차회사들이 SUV를 쏟아내고 있다. SUV를 앞세워 수입차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시도도 나타난다.
5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가 예정된 수입 SUV만 20여 종에 이른다. 특히 연식변경 모델이 아닌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차종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수입 SUV 판매량은 6만3천여 대를 기록했다. 2014년 4만6천여 대에서 36.1% 증가했다. 수입차시장에서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SUV의 판매 비중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역시 폴크스바겐의 SUV 티구안이었다.
◆ 메르세데스-벤츠, SUV로 수입차 판매 1위 노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수입차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SUV를 국내에 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 선보이는 SUV는 4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새 성장동력으로 SUV를 제시했다.
살라키스 사장은 올해 SUV를 통해 수입차 1위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한국에서 적응을 마치고 올해부터 경영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2016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SUV 판매를 크게 강화하겠다"며 "전체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7% 수준에서 올해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SUV는 초대형 G클래스, 대형 M클래스, 중형 GLK클래스, 소형 GLA클래스 등 4종이었다.
하지만 올해 G클래스와 GLA클래스 등 2종은 그대로 유지하고 2종은 이름이 바뀐다. 여기에 새로 2종을 추가하면서 SUV 차종은 4종에서 6종으로 늘어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더 뉴 GLE'와 '더 뉴 GLC'를 선보였다. 각각 기존 M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 기존 GLK클래스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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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GLE'. |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월 내수에서 전체 수입차 판매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UV 'GLC 220d 4MATIC'은 1월 한달 619대 팔리며 수입차 가운데 티구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올해 4분기 '더 뉴 GLS'와 '더 뉴 GLE 쿠페'가 추가된다.
더 뉴 GLE 쿠페는 지난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차로 쿠페와 SUV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로 눈길을 끈다.
7년째 수입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BMW도 올해 최소 2종의 SUV를 출시한다.
BMW코리아는 상반기 안에 X1의 완전변경 모델인 '뉴 X1'을 선보이고 X5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뉴 X5 xDrive40e'를 내놓는다.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재규어와 마세라티도 올해 각각 최초의 SUV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규어는 F-페이스를,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내놓는다.
◆ SUV로 수입차 상위권 노리는 푸조와 볼보
한불모터스는 지난해 소형SUV '푸조 2008'로 재미를 봤는데 올해도 푸조 2008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푸조 2008은 푸조의 판매순위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푸조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판매순위 10위권에 머물러 있다가 지난해 10월 4위까지 올랐다. 푸조 2008은 지난해 4048대 판매되며 푸조 브랜드 전체 판매량 7천여 대의 58%를 차지했다.
푸조의 공식수입사는 한불모터스는 지난달 초 푸조 2008의 유로6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연비가 리터당 18㎞로 이전모델에 비해 더 효율이 좋아졌다.
한불모터스는 올해 푸조 2008의 판매목표를 8천 대로 잡았다. 한불모터스는 2월 한 달 푸조 2008 모델 가운데 일부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36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제공하는 등 판매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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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 다니엘손 볼보자동차그룹 수석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고양시 볼보자동차 일산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월 7인승 SUV ‘올 뉴 XC90’을 공개한다. 올 뉴 XC90은 지난해 출시 7개월 만에 글로벌시장에서 4만621대가 팔리며 볼보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물량부족 등의 이유로 국내출시가 미뤄졌다.
볼보는 올 뉴 XC90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라스 다니엘손 볼보자동차그룹 수석부사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XC90은 볼보를 다시 태어나게 한 상징적 모델로 유행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올해 한국에서 진정한 고급차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 일본 브랜드도 SUV로 시장확대
일본 브랜드들도 SUV 대전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혼다가 가장 주목받는다.
혼다코리아는 그동안 어코드, 시빅 등 세단을 앞세워 국내 수입차시장을 공략했지만 올해 중형 SUV CR-V, 대형 SUV 파일럿, 소형 SUV HR-V 등 다양한 SUV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혼다는 2007년 CR-V로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SUV 돌풍을 일으켰다. CR-V는 1997년 출시돼 글로벌 시장에서 760만 대 이상이 판매된 혼다의 대표 차종이다.
파일럿은 지난해 10월 출시됐는데 출시 이후 물량부족에 시달렸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HR-V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물량 문제로 여러 차례 출시가 미뤄졌다. HR-V는 2천만 원 후반대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혼다코리아는 HR-V가 국내 SUV 시장을 선도했던 CR-V의 인기를 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서스는 올해 하이브리드 SUV를 내세워 판매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렉서스 ES300h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소형 SUV NX300h였다. 하이브리드 SUV인 NX300h는 지난해 860여 대 팔리며 렉서스 브랜드 가운데 판매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NX로 SUV시장 대응에 나섰다면 올해 RX가 뒤를 잇는다. 렉서스는 RX350(가솔린)과 RX450h(하이브리드)의 완전변경 모델을 상반기 내놓는다.
지난해 렉서스의 SUV는 1250여 대 팔려 전체 판매량 7960여 대의 16%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2종의 신차를 앞세워 SUV의 판매비중이 전체의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수입 SUV, 왜 인기 많을까
수입차시장이 대형세단 중심에서 SUV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이유는 젊은층의 수입차 구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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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의 'F-페이스'. |
과거 수입차가 중장년층 이상의 소비자에게 부를 상징하는 수단이었다면 최근 수입 SUV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몇 년째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티구안이 대표적이다. 티구안 구매고객 가운데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회사들이 다양한 차급과 다양한 가격의 SUV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입차회사들은 소형부터 대형 프리미엄급까지 매우 다양한 SUV를 내놓고 있다.
가격 역시 2천만 원대부터 1억 원을 훌쩍 넘는 차종까지 다양하다. 푸조 2008과 닛산의 캐시카이는 2천만 원 후반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으로 수입 SUV를 몰 수 있는 셈이다.
소형 SUV는 여성 소비자들도 수입차시장에 끌어들이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가 보편화하면서 수입차시장도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쫓아가고 있다”며 “레저열풍이 국내 SUV 시장을 키웠는데 이 열풍이 수입차시장으로 그대로 옮겨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