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점유율은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워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통해 점유율을 방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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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그러나 앞으로 신흥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경우 삼성전자가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을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9.5%를 차지했다. 애플이 17.9%, 화웨이가 8.0%로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13년 34.1%를 기록한 뒤 2014년 24.2%로 감소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갤럭시A와 J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신흥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한 효과 덕분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지만 중저가 라인업은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신흥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고 사장이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방어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지난해 4분기 화웨이, 샤오미는 물론이고 오포 비보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현지 스마트폰업체들보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적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중국에 내놓은 중저가 라인업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만의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며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신흥시장에서도 중저가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브랜드 가치보다 가격을 더 우선시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는 추세”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평균판매단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신흥국향 수출제품의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업체들과 가격으로 차별화하기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신흥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갤럭시A와 J시리즈가 얼마나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출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