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으면 자산관리(WM)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2일 하이투자증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이 투자금융(IB)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에 힘써왔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2일 플랫폼기업 이노뎁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하이투자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사다.
하이투자증권은 2012년 당시 CJ헬로비전의 상장 공동주관사를 맡은 뒤 9년여 만에 기업공개(IPO)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단독주관 업무는 2011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김 사장은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역량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만큼 이노뎁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18년 10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첫 번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ECM(주식자본시장)실을 새로 만들면서 투자금융부문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는 IB사업본부 아래에 기업금융실을 신설하고 ECM실은 ECM부와 종합금융부로 재편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외부 인력도 보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이노뎁과 불스원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고 TS트릴리온의 스팩합병 상장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4월29일에는 로봇 자동화 전문기업 나우테크닉스와 코스닥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사 계약을 맺으면서 트랙레코드를 늘려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단 3건의 스팩합병 상장을 주관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상승세다.
김 사장은 마이데이터사업 추진 등을 통해 자산관리(WM)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4월23일 진행된 마이데이터사업 2차 허가에 신청서를 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금융회사가 고객 동의를 받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고객 금융정보를 수집·분석해 기업의 수익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으면 개인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이용해 재무정보 분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산관리부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WM사업본부 산하에 자산관리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WM지원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이 투자금융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만큼 자산관리부문 역량도 끌어올린다면 수익을 다각화하고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116억 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19년보다 31.4% 증가한 수준으로 4년 연속 실적이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전체 수익에서 자산관리부문 비중은 3.8%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다른 증권사들의 자산관리부문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순이익 401억 원으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체 수익에서 자산관리부문 비중은 3.6%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