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금융그룹이 부동산 개발 및 금융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함에 따라 우발부채, 부동산 위험 등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신증권 평가보고서에서 "대신증권은 최근 해외법인투자, 부동산신탁업 진출, 우발부채 확대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금융그룹의 주축인 대신증권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우발부채 9천억여 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발부채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부채는 아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확정부채가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언제든 부채로 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다.
대신증권이 보유한 우발부채는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가 무등급인 우발채무 비율이 높아 부동산 경기 및 최종 분양실적에 따라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신증권의 완전자회사인 대신에프앤아이(F&I)도 서울 용산 소재 고급 아파트인 '나인원한남'과 관련한 재무부담을 지고 있다.
올해 3월 나인원한남의 조기분양을 시작하며 임차인들에게 조기분양 때문에 발생하는 3년치 종합부동산세를 지불해주기로 약속했다. 앞으로 3년 동안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5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의 또다른 완전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은 올해 7월부터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회사가 건설자금을 조달하고 건물을 건축한 뒤 이를 분양 또는 임대해서 발생한 수익을 토지소유자에게 돌려주는 신탁상품이다. 수익이 큰 만큼 리스크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신자산신탁은 2019년 설립인가를 받으며 금융당국에 의해 2년 동안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진출이 제한된다는 내용의 규제를 받았으나 7월 규제가 풀린다. 부동산금융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이 회장의 전략을 살펴볼 때 대신자산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대신금융그룹의 부동산 관련 재무 리스크는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9027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47.6%다. 업계 평균 우발부채 비율이 61.3%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양호한 수준이다.
이 회장도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왔다. 대신증권의 2017~2019년 우발부채 규모가 증가되자 2020년 전체 보유자산의 리스크를 점검하고 변동성이 작고 유동성이 높은 글로벌 우량자산으로 교체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통해 우발부채 비율을 약 30% 낮췄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의 사업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 우발부채가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나인원한남 분양도 대부분 마무리돼 재무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전부터 대신금융그룹을 부동산금융그룹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신증권뿐만 아니라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신탁 등을 통해서 부동산 관련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신증권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에 뛰어들었으며 2019년 7월에는 대신증권 100% 출자로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대신자산신탁 출범식에서 "대신자산신탁 출범으로 대신금융그룹은 금융과 부동산부문에 경쟁력을 갖춘 금융부동산그룹의 면모를 갖추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증권과 자회사 사이의 협업을 통해서 부동산금융 관련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통해 금융주선을 하면 중순위대출에 대신저축은행이 참여하고 후순위대출에 대신에프앤아이(F&I)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부동산금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8일 낸 보고서에따르면 대신증권 자회사 가운데 부동산 사업 관련 종속기업의 규모는 약 3759억 원 상당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