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남 파워로직스 회장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으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화하며 파워로직스는 2020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기자동차 보급 증가에 맞춰 파워로직스의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지금껏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주력사업으로 해왔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에서 수거한 배터리팩을 분해해 배터리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력을 무기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충북 오창 본사에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생산라인을 구축해 폐배터리 가운데 정상적 배터리를 재가공한 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만들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생산을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파워로직스의 실적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나온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독일 재생에너지협회(BEE) 등에 따르면 7~8년간 사용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에서도 10년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파워로직스는 현재 현대자동차의 개발용 차량의 폐배터리를 관리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기자동차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고객회사를 유치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룰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코나EV 등 8만여대의 전기자동차를 리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파워로직스의 올해 배터리 재활용사업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또한 대기환경보전법이 개정되면서 전기자동차 소유자가 폐차를 할 때 지방자치단체에 배터리를 반납하도록 의무화한 조항이 사라지면서 배터리 재활용시장 성장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재활용 글로벌시장이 연평균 18.3%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지난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신규부품과 소재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기대와 달리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파워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272억 원, 영업손실 261억 원을 봤다. 파워로직스가 영업손실을 본 것은 2011년 뒤 9년 만이다.
김 회장은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비롯한 중대형전지사업을 넓혀 파워로직스의 수익성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파워로직스는 법률 개정과 시장 성장에 따른 좋은 흐름을 타며 올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파워로직스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170억 원, 영업이익 42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보다 매출은 31.2% 늘어나는 것이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김원남 회장은 1960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1993년 반도체 및 카메라모듈 공정장비 제조 판매회사인 탑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2009년 탑엔지니어링을 통해 파워로직스를 인수했고 2011년부터 2021년 3월까지 파워로직스 대표이사도 맡았다.
김 회장은 탑엔지니어링 지분을 13.32% 쥐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탑엔지니어링은 파워로직스 지분을 27.35%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