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주택사업으로 몸집을 키운 뒤 조달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수주를 따내는 등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부실시공 벌점이 가장 높은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지난해 부실시공 벌점 1위를 보이며 관급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순위 50대 건설사 가운데 부실시공 등에 따른 공개벌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2020년 말 기준 서희건설의 누계 평균벌점은 0.91점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하반기에는 토지주택공사로부터 현장벌점 1건을 받는 데 그쳤지만 2020년 상반기에 현장벌점 17건, 평균벌점 1.74점이 부과됐고 하반기에 현장벌점 2건, 평균벌점 0.05점이 부과됐다.
이 기간에 받은 벌점을 모두 더한 합산벌점을 기준으로 하면 서희건설의 벌점은 35점에 이른다.
벌점은 모두 국토부의 서울·익산·대전·부산·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강원도 속초시, 토지주택공사 등 관급공사에서 나왔다.
일정점수 이상의 벌점이 쌓인 건설사는 공공발주 건설공사 입찰심사 등에서 감점을 받거나 최대 입찰참여 제한까지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서희건설이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에 새로 지은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온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희건설은 시행사인 토지주택공사와 수돗물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희건설이 부실공사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면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도 주택개발사업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공공주도 주택개발사업을 통해 중견건설사들이 수도권 주택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벌점이 높은 서희건설이 관급공사 수주에 제한이 걸리면 중견건설사들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을 겨냥한 주택사업으로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있는 중견건설사다.
지역주택조합 주택사업은 6개월 이상 일정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주택 소유자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을 말한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 초기단계인 조합 설립부터 개별 조합원들에 정보를 제공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주도하고 시공까지 맡으면서 실적을 쌓아왔다.
2015년 매출 1조 원을 넘긴 뒤 지난해까지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이어왔으며 2016년~2018년 영업이익 800억 원대를 이어오다 2019년에는 영업이익 1182억 원, 2020년에는 1744억 원을 거두며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을 통해 쌓아온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재건축, 기업형 임대주택, 민간공원조성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남양주 평내진주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따내며 재건축사업에 진출했으며 2019년에는 조달청이 발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공무원 임대주택 ‘상록아파트’ 재건축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다만 서희건설의 첫 재건축사업인 남양주 평내진주아파트는 분담금을 두고 조합원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2019년부터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1945년에 태어나 1970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공채 2기로 입사해 13년을 일했다.
1983년 운송사업을 하는 유성티엔에스를 설립한 뒤 1994년 서희건설을 세워 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 33위에 올랐다. 서희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서희스타힐스’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내놓은 2월 아파트 브랜드 평판조사에서 9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