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시장이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지난해 전기차 판매1위 테슬라의 ‘3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보조금과 무관한 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을 놓고 현대차와 기아가 세계적 전기차 강자 테슬라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와 기아,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각각 ‘아이오닉5’와 ‘EV6’, ‘모델Y’를 공개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가장 먼저 신차인 ‘모델Y’를 판매하면서 판매량 경쟁에서는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4월부터 ‘모델Y’ 차량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1만1826대를 팔아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1위에 오르며 현대차와 기아를 제쳤다. 특히 대표모델인 ‘모델3’만 1만1003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테슬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모델Y의 주력 판매모델 가격을 정부 보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6천만 원 아래로 맞춰 국내 전기차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아이오닉5’와 ‘EV6’의 사전모집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오고 있다.
현대차가 2월25일 아이오닉5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 계약을 받았고 기아도 4월1일 EV6 사전예약 첫날 2만1016대 예약을 받았다.
현대차는 4월, 기아는 7월부터 각각 아이오닉5와 EV6를 국내 고객에서 인도할 계획을 세웠다.
사전계약과 사전예약 모두 고객이 중도취소할 수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차들 만큼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실제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이 현대차와 기아, 테슬라의 3파전 구도로 형성될 공산이 큰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수입차 브랜드들이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기차 판매의 핵심인 정부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환경부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4월1일 기준 서울시의 일반인 대상 보조금 잔여 지원대수는 1804대다.
서울시가 2월23일부터 일반인 대상 모두 2534대 규모로 보조금 지급사업을 시작했는데 한 달여 만에 보조금의 30%가 쓰였다.
다른 주요 지자체도 상황이 비슷하다. 부산광역시나 경기도 성남시 등도 대부분 60~70% 수준의 보조금만 남아있다.
정부는 올해 6천만 원 이하 차량에 대해 보조금 100%를 지급하고 6천만~9천만 원 미만의 차량은 보조금의 50%를 지급한다. 9천만 원 이상의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준비된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된다면 범용모델보다는 고급차들이 오히려 판매에 힘을 낼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한 셈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신차등록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1~2월에 포르쉐 타이칸 4S가 225대 판매되며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도 올해 전기차들을 대거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시장이 3파전이 아니라 각축전 향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시선이 자동차업계에서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GLA 모델을 바탕으로 한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QA'와 고급 전기세단 'EQS'를 내놓는다.
렉서스도 첫 전기차모델인 UX 300e를, 볼보는 XC40의 전기차모델을, 아우디는 Q4 e트론 전기차모델을 각각 올해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기차 신차를 대거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며 “신차 종류가 많아지는 만큼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에 경계가 불분명해져 오히려 고급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