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다시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테크윈을 인수해 한화그룹을 국내 방산기업 1위로 끌어올렸다. 김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두산DST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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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1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한화테크윈을 통해 국내 방산 매출 4위인 두산DST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두산DST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본입찰 전 실사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두산DST 인수에 나서는 것은 김 회장의 강력한 방산사업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모태사업인 방산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인수를 마무리해 한화그룹이 단숨에 방산업계 1위로 도약하는 솜씨를 보여줬다.
한화그룹이 두산DST를 인수하면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14년 기준으로 글로벌 방산기업 매출 순위에서 53위(15억4500만 달러)에 올랐다. 여기에 두산DST 매출(약 6천억 원)을 단순합산하면 한화그룹의 방산 매출은 20억 달러 이상으로 오른다. 글로벌 방산기업 매출 순위 44위인 싱가포르의 ST엔지니어링과 비슷한 수준으로 몸집이 커진다.
김 회장은 올해 들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리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방산부문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넘어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이 두산DST 인수에 나선 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의 항공기부품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업계 2위인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예상 인수금액이 2조 원 이상으로 높아지자 부담을 느끼고 우선 매물로 나온 두산DST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두산DST는 매각가로 7천억~8천억 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규모라면 한화그룹의 자금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화그룹에서 인수후보로 나선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종합화학 지분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처분하면서 8천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화그룹 방산부문은 지주회사 한화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19일 “한화는 4분기 방산을 포함한 제조부문의 실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연장로켓 천무 매출이 4분기 500억 원 가량 반영되고 앞으로 연간 매출 2000억~2500억 원이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은 4분기 방산부문의 이익기여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한화테크윈은 올해 매출 2조7천억 원, 영업이익 680억 원이 한화의 연결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