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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주총 표대결, 박철완 사내이사 진입하면 장기전 불가피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3-18 16: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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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다툼의 승자가 결정되는 주주총회가 26일 열린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이사회 구성, 배당금 규모 등 주요 안건을 내놓고 회사쪽 안건과 표대결을 벌인다.
 
금호석유화학 주총 표대결, 박철완 사내이사 진입하면 장기전 불가피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주주총회 결과가 금호석유화학의 앞날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주주는 물론 재계의 관심도 크다. 

여러 주주총회 안건들 가운데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안건들이 주요 안건들이다.

그 중에서도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은 이번 주주총회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26일 열리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 상무의 이사회 진입 여부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의 의중이 담긴 회사 상정안건과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대립하는 안건들은 각각 표결이 진행된다.

◆ 박철완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최대 관전 포인트

그러나 대립되는 안건들은 모두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과 유기적으로 엮여 있어 다수의 투자자들이 한 쪽의 안건에 의결권을 몰아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나온다.

 상무가 사내이사에 선임되고 그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안건들도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다면 전체 이사진의 구성 비율은 회사가 선임한 5명 대 박 상무 측 5명이 된다.

박 상무로서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거머쥐기 위한 진지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셈이 된다.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사외이사진이 박 상무의 제안대로 구성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현 경영진을 견제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사외이사진이 어느 쪽의 의도대로 구성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자문사 가운데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이사진 구성을 포함한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의 편에 섰다.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대부분 안건에서 박 상무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사외이사 선임안건과 관련해서는 후보자 4명 가운데 1명만 박 상무 제안에 찬성했다.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이사진 구성을 포함한 모든 안건에서 박 상무의 손을 들어줬다.

박 상무도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길게 보고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주총회의 주주명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폐쇄됐다. 그러나 박 상무는 3월 들어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을 10%(304만6782주)에서 10.03%(305만6332주)로 끌어올렸다.

박 상무의 모친 김형일씨와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각각 0.08%(2만5875주), 0.05%(1만4373주)씩 취득해 새롭게 박 상무의 특별관계자가 됐다.

◆ 박철완의 이사회 구성안, 국민연금 마음 사로잡을까

만약 박 상무가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박 상무가 제안한 안건들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더라도 추진력을 얻지 못할 공산이 크다.

특히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안건에서 국민연금의 표심이 박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 여부를 가르는 데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 프리뷰’ 자료에서 “3월 주주총회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열풍과 맞물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ESG, 그 중에서도 지배구조 문제에 집중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9.19%(279만9208주)를 보유한 2대주주다.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력은 9.19% 이상으로 이번 주주총회의 캐스팅보트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안건들을 보면 박 상무의 제안이 더 정밀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런 점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안건을 놓고 보면 회사 상정안건은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 중에서 이사회 결의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했다.

반면 박 상무의 제안은 이사회 의장을 해마다 사외이사들 가운데서 이사회 결의로 선임하도록 했다. 임기를 명시하고 사내이사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에서는 겉으로 보면 회사의 안건이 ESG적 관점에 적합해 보인다.

박 상무는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한 반면 회사는 두 위원회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의 설치까지도 안건에 올렸다.

그러나 회사 상정안건은 앞서 말한 위원회들의 설치만을 언급하는 반면 박 상무의 제안에는 위원회 위원들의 선임방식, 활동방식, 권한 등 세부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권한을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더욱 구체적”이라며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안과 관련해 박 상무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 수탁자문위원회는 이미 회사 상정안건과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비교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박 상무의 이사회 구성 관련 안건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면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배당 확대 제안이 박철완 사내이사 진입에 영향 미칠까

이번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배당안건이 꼽힌다.

박 상무는 보통주 1주당 1만1천 원을 현금배당하는 안건을 이번 주주총회에 올렸다. 회사 상정안건인 보통주 1주당 4200원의 2배가 넘으며 2019년도 결산배당인 1500원과 비교하면 7배가 넘는다.

ISS는 박 상무의 배당 관련 주주제안을 놓고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글래스루이스는 “박 상무의 배당안은 석유화학업종 평균 수준으로 과도하지 않다”고 봤다.

서스틴베스트는 “금호석유화학은 과대한 자사주 보유와 과소한 배당 등 잘못된 주주환원정책으로 저평가에 시달려 왔다”며 공격적 의견을 통해 박 상무의 배당안을 지지했다.

박 상무의 배당제안을 바탕으로 산출한 금호석유화학의 2020년 연결 배당성향은 52.7%다. 2019년 석유화학업계 평균인 49.3%보다 약간 높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10% 안팎의 배당성향을 고수해왔다. 올해 배당성향을 대폭 확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20% 수준에 그친다.

주주 친화정책에 민감한 소액주주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박 상무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들이 박 상무의 배당정책에 장기적으로 힘을 싣고자 한다면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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