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3-18 15: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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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 대표가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본점을 시작으로 주력매장에서 명품 강화전략을 펼친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소규모의 백화점을 다출점하는 외형 확장에 중점을 뒀는데 앞으로 수익성을 중심에 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 황범석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사업부장 대표.
18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현재 명동본점 에비뉴엘과 영플라자의 대대적 리모델링을 통해 명품 브랜드가 매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5%에서 2022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백화점은 3월부터 본점 남성 명품매장의 리뉴얼 공사를 시작했으며 나머지 구역도 순차적으로 공사에 들어가 2022년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전체 7만4700㎡의 영업 면적 가운데 절반가량인 3만6000㎡가 명품 매장으로 채워지게 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3대 명품 가운데 하나인 에르메스 유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빅3 백화점 본점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에르메스 매장이 없다.
황 대표는 본점을 시작으로 잠실점, 부산서면점, 인천점 등 연매출 2천억 원이 넘는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명품 강화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명품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수도권 대형매장과 지방거점매장을 중심으로 명품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에 비해 명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소규모의 지방 백화점이 많다보니 명품 매장 유치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중소규모 지방 백화점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명품 판매는 선전했다. 2020년 롯데백화점 매출은 2019년보다 15.2% 감소했는데 해외 명품 매출은 오히려 1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31개 점포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한 점포는 인천점인데 이 또한 명품 브랜드가 대거 포진하고 있었던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해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 인기 있는 해외 브랜드가 입점했고 명품 매출은 2019년보다 40% 성장했다.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보복소비'가 시작되면서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3월 첫째 주 금요일과 주말(5~7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고 해외 명품 매출은 143%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명품 브랜드 유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 롯데백화점이 풀어야할 숙제다.
명품 브랜드는 매장의 면적, 층고 등 요구하는 수준이 까다롭고 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도 명품 브랜드에 유리하게 진행된다. 특히 중소형 점포가 많은 롯데백화점은 명품 브랜드를 유치뿐 아니라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세계 3대 명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루이비통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센텀시티점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동안 매출이 감소해 결국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롯데백화점은 대형 점포가 아닌 지방 중소형 점포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효율화작업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5월 수익성이 악화된 롯데영프라자 청주점을 폐점했고 롯데백화점 중동점과 안산점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등 효율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점포 효율화작업을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추가 점포 폐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