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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보조금을 높이는 등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중저가 스마트폰, 이통3사 효자
LG유플러스는 12월16일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Y6'의 판매량이 2만 대를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Y6은 중국기업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폰이다. LG유플러스는 출고가(15만4천 원)에 거의 근접한 공시지원금을 책정해 사실상 공짜로 Y6을 출시했는데 이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또 360도 파노라마 기능과 얼굴인식 기능이 카메라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등 가격대비 높은 성능도 Y6 인기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도 각각 ‘루나’와 ‘갤럭시J7’ 등 단독으로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출고가 40만 원대인 루나를 출시해 연말까지 15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올렸고 KT도 30만 원대 중저가폰인 갤럭시J7을 8만 대 가량 판매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6과 갤럭시6엣지, 갤럭시노트5 등을 비롯해 LG전자의 G4와 애플의 아이폰6S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기대에 못 미친 판매성과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매량 1만 대를 못 넘기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허다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 이통3사, 중저가 스마트폰 마케팅 강화
이통3사는 그동안 출고가가 70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한해 공시지원금 상한선인 33만 원에 근접한 보조금을 책정해 왔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출고가가 저렴한 데다 이통사 마케팅전략 후순위에 밀려 상대적으로 낮은 보조금이 매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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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5와 A7 2016년형 버전. |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이통3사의 보조금 전략도 바뀌고 있다.
KT는 14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A5와 A7 2016년형 모델에 최대 31만7천 원의 보조금을 내걸었다.
갤럭시A5와 A7의 출고가격이 각각 52만8천 원과 59만9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보조금이다.
SK텔레콤도 갤럭시A5와 A7을 출시하며 보조금을 최대 30만 원까지 늘렸다. LG유플러스만 20만 원대 보조금을 매겼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광고 비중도 커졌다.
SK텔레콤이 루나의 전속 광고모델로 걸그룹 AOA의 인기멤버인 설현을 영입한 뒤 LG유플러스도 걸그룹 트와이스의 인기멤버 ‘쯔위’를 Y6의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매달리던 과거 기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이통3사, 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공들이나
중저가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가격구조 자체가 ‘박리다매’에 기초해 설정된 데다 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객 대부분이 학생이나 고령층이기 때문에 저가 요금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Y6을 구입하는 고객 대부분이 월 기본료 2만 원대인 저가 요금제 가입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이통3사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열을 올리는 데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알뜰폰이 새해부터 파격적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이통3사를 위협하고 있다.
우체국이 1월4일 출시한 ‘A0 요금제’가 대표적이다. 이 요금제는 ‘기본료가 0원’인 점이 특징인데 하루에 평균 4천 명 가량의 신규고객이 가입할 정도로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점도 이통3사가 중저가폰 쪽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공시지원금을 33만 원으로 제한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체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과거처럼 인기를 되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중저가 스마트폰 출고가 50만 원대인 ‘준 프리미엄’ 라인업을 세분화하려고 하는 등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며 “올해 이통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위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