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을 올해 매각할 수 있을까?
대우건설이 주택분양, 해외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당분간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올해가 매각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
11일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올해 들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아직 공식적 매각절차를 시작하지는 않아 구체적으로 협상이 이뤄진 곳은 없지만 물밑에서 대우건설 인수를 타진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업계 일각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경영참여형 대형 사모펀드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사모펀드 협의설을 놓고 “노코멘트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기업가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나온 매각설에 거리를 두면서도 잠재적 매수자들과 접촉 가능성은 열어두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생겨나는 이유로 대우건설의 실적이 당분간 가파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깜짝실적’을 냈는데 주택분양, 해외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향후 2~3년 동안은 실적이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대우건설이 2022년에는 매출 약 11조 원, 영업이익 약 8천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이 2020년 매출 8조1370억 원, 영업이익 5580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해 보면 2년 동안 매출은 약 35%, 영업이익은 약 43% 증가하는 것이다.
잠재적 매수자로서는 실적 확대로 기업가치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는 올해가 대우건설을 사들이기에 가장 적합한 시점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과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을 팔기에 적합한 시점을 올해쯤으로 봤던 점도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 회장은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2018년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 때 잠재적 매수자와 모두 접촉해 단기간 내에 다시 매각을 성사시키기는 어렵다”며 “2년 정도 지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다시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2019년 구조조정 전문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모두 넘겼다.
산업은행으로서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우여곡절을 겪고 금호그룹으로 갔던 대우건설을 2010년부터 떠안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들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더 늦추면 고급인력 이탈 등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임금동결 등으로 직원 피로감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정도의 규모를 갖춘 건설사를 사들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KDB인베스트먼트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수 관련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