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03-02 1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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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ESG경영'이 핵심경영과제로 떠오르자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 추진조직 강화와 전문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을 ESG 우수기업에 투자한다는 목표를 내건 데 이어 금융위원회가 ESG경영지표 공시 의무화대상 기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 커리어케어 로고.
주요 기업들은 사장급 경영진을 ESG 추진 총괄책임자로 임명하고 ESG 경영 추진을 위해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는 2일 최근 기업들로부터 ESG 관련 전문인력을 찾아 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ESG 관련 인력 영입 움직임은 그동안 환경분야를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공헌과 책임, 안전, 지배구조 건전성 등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영미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환경이나 사회공헌 전문가 수요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발생하는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실무자에 국한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경영기조의 틀 자체를 바꾸기 위한 고위 임원급으로 영입대상자가 바뀔 만큼 ESG에 관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ESG 추진조직 강화 움직임은 LG그룹과 SK그룹이 그룹 내 ESG 경영 추진조직에 사장급 임원을 배치하는 등 재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관련 조직을 신설했고, 하나금융지주도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에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IT업계에서도 카카오가 지난 1월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다른 주요 IT기업들도 ESG 추진조직 신설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ESG경영을 강화하면서 관련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ESG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헤드헌팅회사에 기업들의 ESG 전문인력 추천 요청이 늘고 있고 많은 헤드헌터들이 국내외 전문인력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문재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정부나 국내 연구기관에 ESG 분야를 다뤄 온 전문가 집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경영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ESG를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력은 많지 않아 기업들의 전문가 확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부사장은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진조직을 조기에 가동시키려면 인력영입의 전략과 방향, 속도, 수준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