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기업공개 시기가 가시화되면서 시장에선 원스토어 상장으로 SK텔레콤이 쥐고 있는 지분가치가 1조 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1년 사이에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원스토어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e북, 만화,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토종 앱마켓기업이다. SK텔레콤이 올해 추진하는 자회사 상장계획의 첫 번째 타자다.
원스토어는 2019년 11월 1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만 해도 기업가치를 5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20년 9월 원스토어 상장주관사 입찰 당시 증권사들은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를 1조 원가량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 사이에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2배로 뛰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원스토어가 기업공개를 통해 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 지분 52.7%를 쥐고 있다. 원스토어 시가총액이 2조 이상이 되면 SK텔레콤의 원스토어 지분가치는 1조 원이 넘게 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가 장기적으로 앱마켓시장에서 한 해 평균 점유율을 3%포인트 수준으로만 확대해가면 시가총액 2조5천억 원 이상도 도전해볼만 하다”며 “구글이 2021년 게임 외 디지털콘텐츠부분에서도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겠다 나오고 있어 원스토어는 점유율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최근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좋다. 원스토어는 상장 청사진(에쿼티 스토리) 측면에서 적기를 맞고 있다.
원스토어는 2020년 처음으로 순이익을 내며 앱마켓사업을 궤도에 올렸고 원스토어북스를 통한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사업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플랫폼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원스토어 거래액은 2019년보다 34.4% 늘어나 경쟁 글로벌 앱마켓들의 평균 증가율인 18.9%를 크게 웃돌았다.
원스토어는 이에 힘입어 2020년 회사가 출범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더구나 올해는 시장경쟁 환경이 원스토어에 더욱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정보통신기술 전담팀 감시분과에 앱마켓분과를 신설하고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을 향한 압박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시장 2위인 원스토어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구글에 원스토어 등 경쟁 앱마켓사업 방해 혐의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해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를 대상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내놓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실질적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전원회의를 열어 구글 제재 관련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공정위 제재가 과징금에 그치더라도 시장에서 앱마켓에서 구글의 갑횡포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 자체가 원스토어에게는 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이 게임 외 디지털콘텐츠부문에서도 수수료 30%를 받는 인앱결제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뒤 확실히 기업들의 원스토어 입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모회사 SK텔레콤이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코퍼레이트센터 산하에 기업공개 추진담당조직을 신설하는 등 자회사 상장계획을 실행하는 데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구체화하고 있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원스토어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 실행과도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할 자회사, 손자회사 지분율을 상장회사는 기존 20%에서 30%, 비상장회사는 기존 40%에서 50%로 높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해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 10%가량을 더 확보해야 하는데 25일 주가 기준으로는 10조 원가량이 필요하다.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자회사 상장을 통해 SK텔레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원스토어는 2020년 하반기 NH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 등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하반기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지만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