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대구 중문 서문지구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대형건설사를 제칠 수 있을까?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에 잇달아 도전하고 있는데 서문지구 재개발을 따낸다면 대구에서 기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도시정비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높일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이 브랜드 '하늘채'를 앞세워 대형건설사와 수주전에서 정면대결을 벌이는 것은 도시정비사업 확대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중견건설사 코오롱글로벌이 대형건설사를 제치고 시공권을 따낸다면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입지를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GS건설과 맞붙는 예상 공사비 2천억 원 규모의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사업은 대구광역시 중구 대신동 1021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9층의 공동주택 842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3월 중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방광역시 가운데 대구에서 꾸준히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며 쌓아온 경력을 이번 수주전에서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수도권의 대규모 도시정비사업보다는 지방 중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은 대형건설사에 맞서는 중견건설사가 수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0월 롯데건설과 함께 공사비 3400억 원 규모의 대구 동구 효목1동6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2019년에는 1600억 원 규모의 북구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 중구 반월당 행복마을과 사랑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대구에서 잇달아 따냈다.
특히 2018년 3400억 원 규모의 대구 동구 신암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기도 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이 최고 수준의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자이'를 앞세워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가 지방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총력을 기울이면서 조합원들이 대형건설사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부산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 도시정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대구에서는 하늘채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며 "대형건설사와 맞붙는 만큼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대구에서 쌓아 온 인지도를 활용해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도시정비사업과 분양을 늘려 주택사업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형건설사와 수주전 승리는 주택사업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 올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규모를 2018년 4300억 원에서 2019년 6800억 원으로 58% 늘렸고 지난해에도 6천억 원가량의 신규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주택분양 계획은 9400여 세대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분양한 5900세대보다 3500세대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와 대결을 피하지 않고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건설사와 대결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대전 동구 삼성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대림산업 컨소시엄, 인천 미추홀구 용현4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SK건설 컨소시엄,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대우건설과 차례로 맞붙었으나 시공권을 쥐지 못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비슷한 동부건설(21위)이 보여준 행보는 코오롱글로벌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공사비 1100억 원 규모의 전북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동부건설은 앞서 현대건설 컨소시엄, 포스코건설,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수주전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꾸준히 경쟁력을 쌓아왔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는 대형건설사와 수주전이 경험과 함께 인지도도 쌓을 기회"라며 "수주까지 달성하게 된다면 중견건설사는 도시정비시장 기반을 크게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