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1-02-10 11:47:15
확대축소
공유하기
기아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에서 애플 등 글로벌 기술(빅테크)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기아는 2030년 연 100만 대의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제공해 세계 1위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며 “애플과 파트너십 체결을 고려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부문도 목적기반 모빌리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사장은 전날 CEO 인베스 트데이에서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은 군수차량 개발경험 등을 지닌 기아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 이 사업에서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며 “2030년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의 글로벌 넘버1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 초기에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기업 어라이벌과 협력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부터는 독자적 플랫폼을 개발해 시장 확대를 이끈다는 구체적 계획도 밝혔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요자의 요구에 적합한 차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화물용 밴, 택시, 레저용트럭, 푸드트럭 등을 포함한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물류, 자율주행 택시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술기업과 완성차업체의 협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로보택시서비스를 보면 구글웨이모가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밴을 이용하는 것처럼 솔루션 개발사가 차량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완성차와 협업해 최종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아마존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 협력도 예로 들었다. 아마존은 최근 리비안으로부터 10만 대의 전기밴을 공급 받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정면에는 아마존 로고가 박히지만 측면에는 ‘파워드 바이 리비안(powered by Rivian)’ 표기가 들어간다.
기아가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에서 애플을 포함한 글로벌 기술기업과 이와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협력이 필수요소로 꼽힌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새로운 성장축이 될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 계획이다”며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고객사와 구성, 협력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이후 무인배송과 이커머스 등 B2B(기업 간 거래)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을 고려하면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기술기업과 협업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아는 CEO 인베스트 데이를 통해 올해를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원년으로 삼아 목적기반 모빌리티뿐 아니라 ‘전기차(EV)’와 ‘모빌리티서비스’ 등 3대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재일 연구원은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의 의의는 과거와 비교해 대부분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고 구체적 계획을 제시한 점”며 “기아는 올해 로고 교체, 회사이름 변경 등 모빌리티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쇄신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