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대표이사가 롯데렌탈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유경제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소비행태가 점차 소유보다 사용에 의미를 두고 있는 데 발맞춰 차량공유(카셰어링)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최소 1조5천억 원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은 절차대로 진행되면 올해 하반기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최근 실적이 좋아 기업공개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은 2020년 3분기까지 매출 1조7266억 원, 영업이익 1294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1% 늘었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는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차량공유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공유사업은 일반적으로 차량 소유주와 대여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 차량 렌털과 구분된다.
차량공유사업은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차량공유시장은 2019년 25억 달러(약 2조7170억 원)에서 2026년 90억 달러(약 9조781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이미 차랑공유업체 그린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린카는 현재 9천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1만2천 대를 보유하고 있는 쏘카에 이어 국내 차량공유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쏘카는 공격적 투자유치를 통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반열에 올라선 반면 그린카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쏘카의 매출은 2017년 1210억 원에서 2019년 2566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그린카 매출은 같은 기간 287억 원에서 320억 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롯데렌탈이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한다면 쏘카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기존 차량 렌털시장에서 지속된 가격 경쟁 영향으로 장기렌털 회수율(차량 가격 대비 렌털료)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자산 효율화와 기업공개, 자회사 그린카의 외부투자자 유치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도 ‘소유’가 아닌 ‘사용’에 기반한 사업모델의 성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올해를 가치경제의 원년으로 삼아 롯데렌탈만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으로 고객의 사용 과정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여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리더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룹 내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한양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해 롯데백화점 재무팀장, 회계팀장, 재무부문장과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했다.
김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롯데물산 대표를 맡은 지 8개월 만인 2020년 8월 롯데렌탈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롯데렌탈의 상장을 위한 인사로 해석됐다.
롯데렌탈의 상장은 롯데그룹 전체를 봤을 때도 중요하다.
롯데렌탈이 상장에 성공해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이 되는 호텔롯데의 상장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지분 42.04%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