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림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남창 대림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주택 중심이었던 삼호 출신답게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한 주택사업을 통해 실적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합병으로 출범한 대림건설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조남창 사장은 1986년 삼호가 대림그룹(현재 DL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을 때부터 일한 주택사업 전문경영인이다.
대림건설은 부산과 중부 지방 사업소를 각각 열어 비수도권 지역에서 도시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역사정을 잘 아는 인력도 따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건설의 모기업 DL이앤씨 관계자는 "대림건설이 지방에 도시정비 사업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림건설은 2020년 7월 출범한 뒤 반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 원이 넘는 신규수주를 올리는 등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된다.
대림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7위로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1984억 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1조 487억 원), 3위 대림산업(현재 DL이앤씨, 1조3958억 원), 7위 현대엔지니어링(1조4207억 원)과 견줄 만 한 성적이다.
조 사장이 지방으로 도시정비사업을 확대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지방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DL이앤씨와 대림건설의 사업영역이 겹치는 점을 고려해 DL이앤씨는 서울 및 수도권의 대형 사업장 위주로, 대림건설은 지방광역시의 중소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략에 따른 것일 수 있다.
5대 광역시의 주택매매거래량은 2019년까지 계속 하락세 보이다가 2020년에는 전년보다 수치가 50% 증가하는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2020년 지방 5대 광역시의 주택매매거래량은 2020년 28만3천 호로 2015년 26만6천 호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전국 주택매매거래량도 127만9천 호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2020년 지방에서 적극적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한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2020년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2위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도 8996억 원 규모의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을 비롯해 대구 수성구 경남타운(1480억 원), 경남 양산 석산 지역주택조합(1508억 원), 포항 북구 장성동 주택재개발(1490억 원) 등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3위 롯데건설은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1602억 원)을 시작으로 부산 동구 범일2구역 재개발(5030억 원), 대구 남구 앞산정보 재개발(1971억 원), 대전 동구 가오동2구역 재건축(2016억 원), 대구 중구 명륜지구 재개발(1813억 원) 등 지방광역시에서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조 사장은 대림건설의 도시정비사업 강화를 위해 지방으로 발을 넓히는 것과 더불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건설은 지난해 12월29일 1238억 원 규모의 충북 청주 남주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DL그룹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 DL이앤씨보다 작기 때문에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