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가 청주 열병합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발전연료를 벙커C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 설득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발전용량을 기존보다 늘리면서 추진하는 연료 전환은 오염물질을 줄이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26일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202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청주 열병합발전소의 연료 전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청주 열병합발전소의 연료 전환사업은 벙커C유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58.3MW 규모 열병합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하는 270MW 규모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여유부지에 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를 지은 뒤 기존에 사용하던 벙커C유 발전설비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역난방공사는 4월에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뒤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21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열기도 했다.
청주 열병합발전소는 그동안 청주시의 주요 오염물질 배출원의 하나로 지목돼 왔다.
청주 열병합발전소는 지역난방공사가 전국에서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시설 20곳 가운데 벙커C유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3곳 중 한 곳이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은 청주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를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로 바꿔줄 것을 지역난방공사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비슷한 규모가 아니라 발전용량을 4배 이상 늘리는 증설이 이뤄진다면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발전용량의 증설 없이 연료만 교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증설 반대위원회 소속 지역주민들은 공청회 참석을 거부하고 발전용량 증설에 관한 감사 청구와 공청회 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설비를 구축해 지역주민들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민 의견을 수용해 연료 전환을 검토해보니 안정적으로 열을 공급하면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발전용량으로 현재 계획된 용량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난방공사는 전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 열을 공급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열 공급용량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며 “열 공급용량은 기존 벙커C유를 사용할 때와 비슷하며 열 공급용량을 기준으로 역산 산출해 발전용량이 나온 것인데 단순히 발전용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역난방공사는 연료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주민들이 우려하는 오염물질 저감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지역난방공사가 공개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따르면 청주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를 액화천연가스로 전환할 때 발전용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연간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71% 감소하며 황산화물과 먼지를 포함한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교체 전 270톤에서 70톤으로 74%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교체 전·후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도 교체 후에 질소산화물은 최대 94%, 먼지는 최대 98% 정도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의 설비를 구성하고 최고 수준의 오염물질 방지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