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주주들은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됐는데도 회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씨젠주주연합회 로고.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젠 주가는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하나둘 성과를 내기 시작한 뒤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에 코로나19 백신과 진단키트를 상호 보완관계가 아닌 대체재로 인식하는 시선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씨젠이 2020년 3분기 사상 최대 분기별 실적을 냈다고 발표해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려면 대규모 백신 접종과 진단이 동반돼야 하는데도 시장은 백신이 개발되면 더 이상 진단키트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씨젠 주가는 2020년 8월7일 31만2200원까지 치솟았다가 같은해 11월25일 17만76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2월4일 20만 원 선을 회복했으나 12월22일 19만4600원으로 내린 뒤 20만 원 고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월25일 씨젠 주가는 17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씨젠 주가가 실적과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이면서 씨젠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씨젠주주연합회’라는 이름의 네이버카페를 개설하고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사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올해 1월12일에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날 기준 9300여 명이 카페에 가입했다. 이 가운데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주주는 1092명이며 이들의 보유주식 수는 108만969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4.12%이다. 보유주식 수가 3% 이상이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
이들은 회사쪽에 3가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관 내용을 일부 변경해 발행예정 주식 총수를 기존 5천만 주에서 2억 주로 늘리라는 것이다.
또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이사 선임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도 요구하고 있다.
씨젠주주연합회는 “회사는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됐는데도 주가 방어나 주주 친화정책 등 적극적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도 매출 신기록을 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기관 FN가이드는 씨젠이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70억 원, 영업이익 6532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보다 매출은 758%, 영업이익은 2816%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