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의 중국 합작 손해보험사 설립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놓고 새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선임 이후를 기대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새 회장이 취임하더라도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을 두 축으로 하는 NH농협금융그룹의 핵심 경영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꾸기보다는 성과를 내는 쪽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회장이 취임한 뒤 기존 사업의 미진한 부분을 의욕적으로 추진한다면 속도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2월 중국 설연휴인 춘제를 앞두고 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점도 합작 손해보험사 설립 논의가 정상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2018년부터 중국 진출을 모색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중국의 ‘농협’으로 불리는 공소그룹과 2016년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한 인터넷 대출 전문은행 설립이 무산된 뒤 합작 손해보험사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사드 사태에 따른 한국과 중국 관계 악화, 중국에서 은행과 보험부문을 통합관리·감독하는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설립의 후속작업이 늦어지는 데 따른 인허가업무 지연 등으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는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발목이 잡혔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공소그룹의 코로나19 통제 시스템이 탄탄하지 않아 물리적으로 만나는 것이 어려웠다”며 “공소그룹과 농협금융은 협동조합이라는 기본 조직 기반이 비슷한 만큼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다면 빠르게 합작 보험사 설립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농협손해보험의 중국 진출이 지연되는 사이 다른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먼저 성과를 내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2013년 개설해 둔 베이징 사무소를 기반으로 올해 8월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중국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내년 초 예비인가가 나오면 절차를 거쳐 2021년 안에 지점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손해보험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 손해보험사들은 중국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IT기업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온라인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화재의 중국 법인을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현대해상도 현지화를 통한 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의 대표적 IT기업 레전트홀딩스, 중국 차량공유업계 1위 기업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자법인을 출범한 뒤 광둥성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중국에 기반 자체가 없다는 점에서 NH농협은행이나 다른 보험사들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수 년 전부터 합작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해왔음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