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우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은 미래 모빌리티로 급속한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전기차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사업분야로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실현 추진전략'에 따라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전환, 산업구조 혁신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전환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먼저 버스, 택시, 화물차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전환을 지원하고 전국 2천만 세대에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목표로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환경부도 전기차 초급속충전기의 설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가 제시한 초급속충전기는 350kW급인데 4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배터리의 80%를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김형 사장은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여기에 자회사 대우에스티를 활용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에스티는 대우건설의 100% 자회사로 8월1일 기존 강구조물 공사를 하는 대우에스티가 주택 유지보수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푸르지오서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대우에스티는 11일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 전문기업인 휴맥스EV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충전인프라시설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7월 휴맥스EV 지분 19.9%에 투자하며 건설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아파트단지와 휴맥스그룹의 주차장 운영기업인 '하이파킹'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충전인프라시장의 생태계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우선 새로 짓는 푸르지오 아파트단지와 하이파킹에서 운영하는 전국 10만여 곳의 주차장부터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휴맥스EV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와 운영을 맡고 대우건설은 전기차 충전인프라 설치를 담당한다.
대우건설은 휴맥스EV에 지분투자를 한 만큼 장기적으로 전기차 충전사업 전반에 걸친 노하우도 확보해 전기차 충전사업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에 꾸준히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력사업인 주택부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토목과 플랜트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주택건축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4.1%를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만2천 세대 이상의 주택을 분양하는 등 주택사업에서는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토목부문은 영업손실 507억 원, 플랜트부문은 영업손실 374억 원을 각각 거뒀고 그 영향으로 전체 실적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3.5% 줄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분기 실적 감소와 관련해 "해외사업장 공사가 지연된 영향"이라며 "최근 주택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해외사업장도 차츰 정상화되고 있어 연말부터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우건설 기업가치를 높여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을 대신할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내고 있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 등 신사업의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관련 시장 확대가 나타나고 있어 전망이 매우 밝다"며 "기존 주택사업과 시너지도 가능한 사업인 만큼 지분을 투자한 휴맥스EV와 협업을 통해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