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대표에 부품 전문가인 조성환 사장과 정재욱 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에서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조성환 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정재욱 사장은 부산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각각 현대모비스 전장BU장, 현대차 구매본부장을 지내는 등 자동차부품 전문가로 평가된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위아는 전기차시대를 맞아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에서 전동화 부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일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 회장이 전기차시대 발빠른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특성에 맞는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도 재무전문가 대신 주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윤영준 사장을 발탁해 건설 본연의 사업에 더욱 힘을 실었다.
윤 사장은 현대차 출신 재무 전문가였던 박동욱 전 현대건설 사장이 최근 3년 동안 재무 안정화를 이끈 만큼 내실 다지기보다는 외형 확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미래사업에서 성과를 낸 인사를 향한 보상도 안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인 신재원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에 영입된 지 2년도 채 안 돼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의 초석을 놓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규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전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GMP는 내년 출시되는 아이오닉5에 처음 적용되며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시장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전무도 부사장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차 수소사업을 이끈 수소차사업의 산 증인으로 글로벌 수소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을 확대한 1등공신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하는 동시에 세대교체에도 다시 한 번 속도를 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부회장단이 2명으로 줄었다.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르기 전인 2017년 말 9명과 비교하면 3년 사이 80% 가까이 줄었다.
더군다나 2명 가운데 1명은 매형인 정태영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전문경영인은 사실상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1명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이 취임한 만큼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에 수시 임원인사를 도입한 만큼 이달 안에 또 다시 임원인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수시인사제도를 도입한 지난해에도 12월 공식적으로 3차례에 걸쳐 계열사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약 30%가 미래 신사업과 신기술, 연구개발부문에서 배출됐다”며 “높은 성과와 잠재력을 인정받은 40대 초중반 우수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하고 여성임원 5명을 새로 선임하는 등 실적과 능력 위주로 인사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