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 대표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화손해보험이 내년 실손보험료를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한화손해보험은 내년 1월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20%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보험사들도 내년 1월 갱신되는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를 최대 2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다른 보험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실손보험료 대폭 인상에 제동을 건다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다른 보험사들과 한화손해보험의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차이가 생겨날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이야기하면 보험료는 당연히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될 사항”이라면서도 “실손보험은 의무가입사항은 아니지만 가입자가 3800만 명이나 되다 보니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공공적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20%까지 높이기 힘들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손해율을 반영해 20%대 인상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부의 인상폭 가이드라인으로 올해 실손보험료를 한 자릿수 인상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한화손해보험은 금융감독원의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돼 된 한화손해보험은 인상폭 가이드라인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올해 실손보험료를 50% 넘게 인상할 수 있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최근 실손보험청구 간소화가 사실상 무산되고 보험료 인상폭 역시 보수적으로 예상돼 손해보험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화손해보험의 높은 보험료 인상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경영관리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실손보험료 인상을 두고 금융당국의 이해를 이끌어 낸다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9월 말 기준 전체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이 130%에 이르는 만큼 실손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해액을 줄일 수 있다.
강 대표는 올해 3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올라 사업비 절감 등 내실을 다지며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3분기까지 순이익 911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증가했다.
다만 강 대표가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할 때 보험료 인상에 따른 고객이탈 가능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실손보험은 보장내용에서 보험사마다 큰 차이가 없는데 같은 수준의 보험료로는 대형손해보험사와 고객 확보 경쟁을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2일 CPC(고객·상품·판매채널)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기업보험본부를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영업 강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너무 높으면 영업을 강화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