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승수 회장의 취임 1년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샘은 올해 매출 2조 원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회복이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집 꾸미기 수요가 증가해 강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리하우스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리하우스란 부엌 가구뿐만 아니라 바닥재, 벽지, 도어, 창호, 조명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5265억 원, 영업이익 63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8%, 영업이익은 87.4% 증가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양호했던 리하우스 판매 분위기가 이어지며 4분기는 지점당 월매출이 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샘의 성장전략이 유효함을 입증하는 동시에 탄탄한 수요의 반증이기도 하다”며 “이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까지 리하우스 판매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 회장은 이제 중국 등 해외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올해 1월 “글로벌 한샘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전체 사업에서 해외비중을 끌어올려 장기적으로는 5대5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샘은 중국과 일본, 미국에 진출해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해외의 비중은 2.5% 정도다. 또 한샘 중국 법인은 2019년 영업손실 258억 원을 내는 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 회장은 과거 한샘의 중국 진출에서 선봉장 역할을 했다.
한샘은 2014년 중국 진출을 선언했는데 당시 사장이었던 강 회장이 중국사업을 총괄했다. 강 회장은 2017년 한샘이 중국 상하이에 첫 번째 매장을 여는 데도 앞장서면서 한샘의 중국사업 확대에 적극 나섰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런 경력 때문에 강 회장이 지난해 회장에 올랐을 때는 한샘의 중국사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강 회장은 한샘이 보유한 온라인 역량을 중국 등 해외에서 빠르게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샘은 2019년 인테리어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스타트업 ‘인스테리어’를 인수했는데 이를 중국 등 해외에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스테리어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인테리어 상담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기업으로 가구를 팔고 부엌을 시공하는 기존 가구회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스테리어는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비용 문제를 플랫폼으로 해결하고 다양한 고객 취향을 정보통신(IT) 기술을 통해 찾는다.
이미 중국에서는 온라인 인테리어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중국은 주택을 분양할 때 골조만 분양하고 내부 배관부터 가구까지 모두 구매자가 채워 넣는 방식이어서 온라인을 통한 인테리어시장이 발달됐다.
강 회장은 올해 초 “한샘의 인스테리어 인수는 중국사업을 염두에 두고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며 “그동안 중국사업이 계획했던 방향으로 가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며 이런 경험을 통해 중국에서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리하우스사업 모델도 중국에 적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 관계자는 “중국사업을 기존 단일가구 판매에서 인테리어나 리하우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재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은 온라인 인테리어시장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지난해 인수한 인스테리어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