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SK종합화학에 따르면 울산콤플렉스(공장)의 제1 나프타 분해설비(NCC) 가동중단이 12월에 본격화해 에틸렌 생산량이 연 87만 톤에서 연 67만 톤으로 감소한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3월 계획대로 나프타 분해설비 가동을 중단한다”며 “가동중단으로 에틸렌 생산량이 감소해 물량 자체조달이 어려워졌지만 필요한 만큼 외부에서 조달해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석유화학 산업은 저유가 기조를 바탕으로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에틸렌 수요 증가분이 공급 증가분을 크게 웃돌 전망으로 세계경제 회복 속 저유가 기조를 바탕으로 에틸렌 수급 개선은 가속화될 것이다”며 “특히 중국과 미국, 인도의 공장 신설과 증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수급은 현재 전망치보다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에 이미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나 파이프, 필름, 타이어 등을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등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시장 조사기관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나프타 생산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에틸렌 가격은 11월 5째주 톤당 950달러로 지난주보다 5% 늘어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991달러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단기(스팟)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익성 지표)는 톤당 548.6달러로 1년 전보다 156.5% 증가했다. 1년 전 스프레드는 200달러 선에 머무르며 수익성이 낮았다.
SK종합화학은 공장 가동중단으로 에틸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필요분을 외부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에틸렌 강세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67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나프타를 싸게 들여올 수 있다는 이점은 누릴 수 있다. SK종합화학은 나프타 매입가격이 올해 2분기 킬로그램당 332원, 3분기 471원으로 2018년 698원과 2019년 636원보다 싼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변동성이 큰 에틸렌에 힘을 주기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고기능성 폴리머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나 사장은 6월 프랑스 폴리머회사의 고기능성 폴리머사업 인수를 완료해 친환경사업으로 발을 뻗어나가고 있다. 고기능성 폴리머는 자동차와 전기차, 식품 포장재 등에 사용되며 기술 난도가 높아 소수기업만 생산하는 제품이다.
나 사장은 “고기능성 폴리머사업 인수가 마무리됐다”며 “그린 성장전략이 속도를 내게 됐을 뿐만 아니라 사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현재 20% 수준인 친환경제품 판매량을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플라스틱 사용량 을 줄일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재활용 가능한 단일 포장소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식품패키징 기업과 업소용 친환경 폴리에틸렌(PE)랩을 공동개발하기도 했으며 그룹차원에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완성을 위한 신규사업을 총괄하는 그린비즈 추진그룹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친환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경수 사장은 앞서 3월 나프타설비 가동중단을 결정하면서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설비 가동중단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에 속도를 내고 고부가 화학사업에 추가 진출해 글로벌시장에서 선두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