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명신산업 기업공개(IPO)주관 성공에 힘입어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품을 수 있게 됐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이 자동차 부품회사 명신산업의 상장주관 성공에 힘입어 대형증권사 틈바구니에서 눈에 띄는 트랙레코드(주관이력)를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상장예정인 명신산업은 11월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9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밴드(4900~5800원)보다 높은 65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가 높아졌음에도 11월27일과 30일 이틀 동안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는 1372.9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증거금 14조365억 원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기업공개주관을 비롯한 주식발행시장(ECM)이나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적 투자금융(IB)영역은 주로 대형증권사들이 풍부한 주관이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한다.
중소형증권사인 현대차증권이 그동안 전통적 투자금융영역보다는 물류센터나 친환경에너지 등 대체투자영역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현대차증권이 중소형증권사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명신산업으로 눈에 띄는 상장주관 성과를 쌓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상장주관시장에서 전보다 많은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명신산업의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주관을 따내는 것도 가능하다.
최 사장은 투자금융부문 수익 증가로 수익 다각화 추진에 힘을 받을 수 있고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 상향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활발해진 데 따라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급증했고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증권사들도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중소형증권사의 재무구조 개선, 수익구조 다각화 등 요소를 평가해 신용등급 혹은 신용등급 전망을 높이기도 했다.
8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올렸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증권의 시장 지배력 확대추세가 이어지거나 자본 적정성 지표가 개선되면 신용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증권과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증권사인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은 최근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교보증권은 한국신용평가(11월18일), 나이스신용평가(11월19일), 한국기업평가(11월23일) 등 3곳으로부터, 유안타증권은 한국기업평가(11월25일) 로부터 상향된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신용평가회사들은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을 높이면서 실적과 자본적정성 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9년 11월 103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만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284억 원을 내며 연간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돌파하게 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84억 원을 넘어섰다.
순이익 또한 3분기 만에 지난해 순이익 718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938억 원을 올렸다.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이 AA-로 올라가면 상장지수채권(ETN)을 발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지수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증권사를 신용등급 AA-이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A+인 현대차증권은 상장지수채권 발행사업을 할 수 없다.
최 사장으로서는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그동안 강조한 수익다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만큼 신용등급 향상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자산관리 수익을 확대하고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컨설팅을 강화해 안정적 리테일수익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